한노총 "5대 불가안 불변"...협상은 계속 김대환 "정부 ·경영계 수정 대안 제시"
  • ▲ 노사정 대표들이 연일 심야회동을 갖고 있지만 좀체 진전을 보지 못해 결렬 우려를 낳고 있다ⓒ
    ▲ 노사정 대표들이 연일 심야회동을 갖고 있지만 좀체 진전을 보지 못해 결렬 우려를 낳고 있다ⓒ

     

    노동계를 대표해 노동시장 구조개선 논의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노총이 일반해고 요건 완화 등 수용이 불가능한 5대 조항에 대한 철회 없이는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3일 대표자 회의에 앞서 마련한 중간 브리핑에 불참하면서 밝힌 내용이다. 다만 "협상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혀 노사정 협의구조 자체를 깨지는 않았다.

     

    경총 역시 "노총이 참석해야 우리도 한다"며 기자회견장에 나오지 않았다. 결국 이날 4인 대표자 회의도 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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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거운 표정으로 '나홀로' 브리핑에 나선 경제사회노사정위원회 김대환 위원장은 "노총이 기존 입장을 고수한 반면 정부와 경영계가 수정 대안을 제시했다"며 "비록 합의는 이루지 못했지만 대타협이 깨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와 경영계의 수정 대안은 비정규직 4년 연장안과 파견 대상 확대 등의 양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막판 결렬과 합의의 기로에 서있는 노사정 대타협을 이끌어내기 위한 고육지계다.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과 파견대상 업무 확대는 △휴일근로의 연장근로를 포함한 근로시간 단축의 단계적 시행 및 특별 추가 연장 △정년 연장과 연계한 임금피크제 의무화  △성과급 임금체계 개편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요건 완화 등과 더불어 한국노총의 5가지 수용 불가 사항에 포함된 사안이다.

     

    지난달 31일 1차 D-day를 넘긴 노사정은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박병원 한국경총 회장·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김대환 노사정위원장 등 대표자 4인이 나흘간 연속 머리를 맞댔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2일 회동에서는 실무자들까지 배석시켜 한때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컸으나 결국 일부 쟁점에서만 의견 접근을 보이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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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회동에서 이기권 장관은 한국노총이 제시한 5대 수용불가 사항 중 비정규직인 기간제 근로자 계약기간 연장(2년→4년)과 파견 근로 확대 문제에 대해 추후에 협의를 하는 방향으로 한발 물러설 수 있다는 뜻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과 파견 허용업무 확대를 추후 논의과제로 미루는 대신 일반해고 요건을 명확히 하고 취업규칙 변경제도를 개선하는 데 집중하려는 전략이다. 대신 정부는 3일을 2차 D-day로 정해 끝장토론을 벌이자고 제안했다.

     

    이미 한차례 대국민 약속인 합의기한을 넘긴데다 주말까지 지나면 결국 결렬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한국노총측이 '5대 수용 불가 사항' 중 하나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김동만 위원장은 대표자회의에 앞서 한국노총 전남지역본부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거듭 천명했다.

     

    전문가들은 어차피 대표들이 접점을 찾아도 노총이 중앙집행위원회의 추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어느 한쪽의 대승적인 결단이나 양보없이는 실패로 돌아갈 공산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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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쪽에선 조심스럽지만 합의 타결에 대한 기대감도 내보이고 있다. 5대 불가 사항 중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 의무화, 임금체계 개편 관련 사항 등은 의견차가 많이 좁혀졌기 때문이다.

     

    연봉 9500만원 이상(2013년 기준)의 상위 10% 근로자에 대해 수년간 임금인상을 억제하기로 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재계는 60세 정년연장 맞물려 임금피크제 의무화를 주장하고 있고 노동계는 임금이 깎이는 만큼 노동시간도 줄이는 노동시간피크제로 대응하고 있지만 큰 틀에서 이견이 적다. 남은 의제 가운데 비정규직과 파견 이슈는 정부가 한발 물러선 만큼 핵심은 해고요건 명확화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요건 완화다.

     

    해고요건 명확화는 업무실적이 나쁜 근로자를 일정 절차를 거쳐 해고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정하자는 것이다. 취업규칙 관련 사항은 사용자가 규칙을 변경할 때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간주되는 요건에 대해서는 반드시 노조나 근로자 대표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것을 완화하자는 내용이다. 그렇지만 두 가지 사항은 노동계의 입장이 워낙 완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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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시간에 쫓긴 노사정이 결렬 대신 실효성이 떨어진 선언적인 수준의 합의를 내놓거나 비정규직 대책과 사회 안전망 구축 등을 위한 별도의 논의기구를 설치해 추후 논의를 이어가자는 식으로 결론을 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럴 경우 사실상 타결실패로 간주돼 사회적 협의체 무용론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