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저장 먹통, 앱 강제 종료, 배터리 소모량 '쭉쭉'"업그레이드 포기하고 외장메모리 빼라" 황당 답변
  • ▲ ⓒLG전자.
    ▲ ⓒLG전자.


    구글(Google)의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5.0 롤리팝(Lollipop)이 말썽이다. 이전 버전인 4.4 킷캣에서 5.0 롤리팝으로 갈아탄 사용자 가운데, 앱(app) 간 충돌현상 때문에 실행중인 프로그램이 갑자기 꺼지거나, 사진 저장이 안 된다는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 AS센터를 찾아갔지만 돌아오는 답은 업그레이드를 포기하고 4.4 킷캣을 그대로 쓰라는 '나몰라라식' 답변 뿐이다.

    6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신모(36)씨는 지난해 말 개통한 LG G3 스마트폰을 올해 2월 초 롤리팝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스마트폰 내 '소프트웨어 자동설치 설정'이 돼 있어 어렵지 않게 킷켓에서 롤리팝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신씨는 말했다.

    하지만 업그레이드 후, 그동안 문제없이 써왔던 앱들이 갑지기 사용 도중 자동으로 종료되는 불편함을 겼어야 했다. 배터리도 킷켓 때보다 확연히 빠르게 달았다는 게 신씨의 설명이다.

    특히, 카메라 앱의 경우 사진을 찍어도 저장이 안 되는 오류가 수시로 발생했다. 사실상 카메라는 먹통이나 다름이 없었던 셈이다.

    참다못한 신씨는 지난달 말 국내 한 스마트폰 제조사 AS센터를 방문했다. 그러나 센터 직원으로부터 황당한 답변만 듣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당시 센터 직원은 "외장 메모리 카드(마이크로 SD)를 뺏더니 카메라가 제대로 작동하더라"며 "마이크로 SD를 빼고 사용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마이크로 SD 카드의 존재 유무가 왜 카메라 앱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선 아무런 답을 못한 채 자리를 피했다.

    킷캣 이상 버전에서는 카메라 촬영 후 사진이 곧바로 내장메모리로 자동 저장된다. 때문에 사진 저장 설정이 마이크로 SD 카드로 돼 있으면 버벅거림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직원은 자세한 설명 없이 애꿎은 마이크로 SD 카드만 탓하며 '외장메모리 제거'라는 엉뚱한 결론을 내렸다.

    결국 신씨는 폰에서 마이크로 SD 카드를 빼낸 뒤, "앱들이 롤리팝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것 같으니 킷켓으로 다시 다운그레이드 하라"는 진단만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롤리팝 업그레이드 오류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LG는 물론 삼성과 소니 등 특정 스마트폰 제조사나 통신사만의 문제도 아니다. 구글의 운영체제를 택한 모든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이다.

    실제 구글은 지난해 말 안드로이드 5.0 롤리팝에서 일부 버그를 발견하고 이를 수정한 5.0.1 롤리팝 버전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현재 구글이 직접 제조에 관여하는 넥서스 시리즈만 받을 수 있다.

    그러나 5.0.1 버전 업데이트 후에도 앱 간 충돌에 따른 메모리 유출현상이 여전히 일어나는 등 오류가 완벽히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문제를 인식하고 '가까운 미래에 버그를 수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긴 했지만 소비자 불편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롤리팝은 새로운 형태의 알림과 잠금 화면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단순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사용자 경험(UX)를 구현했다. 사용자 저장소 관리 능력과 파일 전송 속도 역시 과거 버전들보다 뛰어나다. 스마트워치와 TV, 태블릿 등 다른 기기와의 연동성도 강화했다.

    5.0 롤리팝 업그레이드는 넥서스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국내 제조사 중에선 지난해 11월 말 LG전자가 최초로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