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이익 7439억... 전년비 689% 폭발성장 이뤄32인치 물량 몰리자 대형 원판서 생산 "알토란 실적 올려"공장 탄력운영 대세... "수요 있다면 어디서든 생산 가능"
  • ▲ LGD 중국 광저우 공장 전경. ⓒLG디스플레이.
    ▲ LGD 중국 광저우 공장 전경. ⓒLG디스플레이.


    중국 업체의 가세로 TV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가 올 1분기(1~3월) 실적 '잭팟'을 터트렸다. 상식을 파괴한 '팹 믹스(mix)' 전략이 제대로 먹힌 데 따른 결과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 1분기 동안 7439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대비 무려 689%나 늘어난 규모다.

    TV시장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나날이 격화되고, 가격이나 수요 변화 등 실적 반등을 꾀할 만한 뚜렷한 변수가 없었던 상황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 같은 호성적 뒤에는 LG디스플레이만의 유연한 패널 생산 공장 운영정책이 숨어있다.

    LG디스플레이는 마더글라스(원판)가 큰 곳에선 대형 패널만 생산한다는 기존 방정식을 깨고 팹 믹스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는 대형 패널을 주로 생산하는 공장이어도 상황에 따라 중소형 패널을 가리지 않고 찍어낸다는 의미다.

    LCD를 비롯한 TV 패널은 마더글라스라고 불리는 유리기판을 잘라 생산한다. 보통 대형 패널의 경우 큰 마더글라스를 통해 만들어진다. 마더글라스 크기를 키우는 이유도 대형 패널에 대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공장의 특성보단 시장 수요를 먼저 생각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32인치 TV용 패널 생산량을 줄이는 쪽으로 정책을 설정했다. 대신 50~60인치 사이 TV 패널 비중을 점차 높일 계획이다. 수익성이 높은 곳에 힘을 더 싣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그러나 올 초 LG디스플레이의 당초 예상과 달리 32인치용 TV 패널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기 시작했다. 중소형 패널을 생산하는 공장에선 감당하기 어려운 물량이었다.

    LG디스플레이는 곧바로 50인 이상 대형 패널을 생산해오던 공장 일부 라인을 열었다. 32인치용 패널 생산에 들어가기 위해서였다. 발 빠른 대처는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

    올 1분기 32인치용 TV 패널은 LG디스플레이 전체 매출 중 10%대 초반을 차지했다. 대형 패널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힘을 빼고 있던 32인치에서 알토란같은 성과를 얻은 것이다.

    LG디스플레이의 이 같은 팹 리스 정책은 이미 알려져 있다.

    지난해 9월 패널 양산에 돌입한 중국 광저우 공장 역시 8세대급(가로 2.2M, 세로 2.5M) 대형 패널 생산에 적합한 곳이지만 42, 49인치 중형 패널도 대량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패널 업체 간 공장운영도 차별화되는 추세다"며 "특정 크기 패널에 대한 수요가 몰린다고 해도 생산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균형을 맞혀가며 여러 공장을 동시에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2일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매출은 7조223억원, 영업이익 743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25.7%, 영업이익은 689%나 증가했다.

    팹 믹스 정책 외에도 지난해 10월 출시한 애플의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의 흥행 효과도 실적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6 시리즈에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