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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규모로 치러지고 있는 2015상하이모터쇼에 참가한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기술력으로도 국내외 메이커를 놀라게 하는 동시에 '짝퉁 실력' 역시 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베이징모터쇼 등에서도 논란을 장식했던 짝퉁 모델에 비해, 올해는 겉으로 볼 때 인기차종의 장점만 모은 베끼기 능력이 이미 수준급이란데 혀를 내두르게 된다. 중국 자동차업체인 T사는 이번 모터쇼에 기아차의 'K5' 와 르노삼성 'SM5'를 절묘히 조합한 'EMGRAND'라는 컨셉트카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컨셉트카는 곧 양산에 들어갈 정도로 완성된 모습이다. 제원상 퍼포먼스도 비슷하다. 판매 가격은 1/3 정도로 싸다. 판매가 된다면 중국 현지에서 기아차에게는 비상 상황이다.
여기에 독일 소형차 브랜드 스마트를 베낀 전기차 모델도 등장했다. 중국 Z사는 스마트의 라디에이터그릴 전조등 안개등에 디자인을 그대로 옮겨놓은 'E200'을 내놓았다. -
국내에서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랜드로버 이보크 짝퉁도 눈에띈다. 오히려 이보크 신형다운 이 차는 중국 J사가 전시한 랜드윈드(Land Wind) X7이라는 모델.
흰색과 녹색, 파란색상 등 세 대를 전시해놓은 X7은 전면부에서 측면, 후면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보크를 복사해 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후드 상단의 브랜드 레터링은 'LAND WING'인데, 멀리서 보면 'LAND ROVER'와 똑같은 모습이다. 글씨체도 같다.
이밖에도 아우디 Q7이나 포르쉐 카이엔을 빼닮은 Z사의 T600도 시선을 사로잡으며, 오히려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전시관 곳곳에서 눈에 띄는 중국 업체의 자동차 표절은 이제는 '경지'란 감탄사가 여기저기 흘러나온다. -
이들 중국 업체들이 노리는 홍보 효과측면을 보면 국산 등 세계 유력 메이커에게는 골치거리다. 2003년 중국의 체리자동차가 GM대우의 '마티즈'를 베긴 '체리 QQ' 모델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이후 GM대우측이 소송을 통해 승소 판결을 이끌어 내며 제동을 걸긴 했지만 결론을 내기까지 3년여 가량이 걸렸다.
2003년 이후 12년이 흐른 사이에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단순히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짝퉁을 넘어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경쟁 차종을 내놓고 있어 또 다른 위협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