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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호·넥센 등 타이어 제조 3사(社)가 매출부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환율 하락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잇따른 악재가 겹치면서 매출정체가 장기화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속적 하락세를 보이던 천연고무와 합성고무 등 제조 원가가 안정세로 돌아섰지만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업체간 경쟁 심화로 판매 가격이 하락했다. 여기에 유럽지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타이어사 특성상 유로화 약세는 동반 악재로 작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타이어 업계는 전반적으로 고난의 1분기를 보냈다.
◇ 타이어 3사, 1분기 실적부진 현실로
업체별로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한국타이어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9% 급감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1분기 매출액이 1조4865억원, 영업이익이 203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1.3%, 21.9%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3.7%로 지난해 1분기보다 1.8%p 떨어졌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 시장의 성장세 둔화로 경쟁이 심화돼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하락했다"며 "특히 주요 판매지역인 유럽의 유로화 약세로 인한 환율 영향이 주요 원인이었다"고 분석했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513억1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438억7800만원으로 2.0% 줄었고,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이익은 331억1700만원을 기록해 23.8% 감소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도 실적부진에 대해 △세계경제의 저성장 기조 △유로화 등 환율의 하락 △타이어 업체간의 경쟁 심화 등을 꼽으며 한국타이어와 의견을 같이 했다.
금호타이어는 아직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증권가에서는 매출 8000억원, 영업이익 750억원 안팎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실적인 매출 8591억원, 영업이익 855억원과 비교해 부진한 실적이다.
아울러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 종료로 올해 인건비 상승이 예상되고 있어 성장 엔진에 제동이 걸렸다는 우려가 깊다.
◇ 초고성능 타이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반전 노린다
이에 따라 타이어 업체들은 실적 반등을 위해 저마다 타개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먼저 한국타이어는 매출액이 지속 상승하고 있는 초고성능 타이어(UHPT)에서 해법을 제시했다.
초고성능 타이어는 수익성이 좋은 고부가가치 판매 제품으로 2015년 1분기 전체 매출액의 약 34%를 차지하며 한국타이어의 내실 있는 성장을 이끌었다.
한국타이어는 향후 초고성능 타이어 상품 확대와 프리미엄 타이어 시장에서의 시장 지배력으로 경쟁사와 차별화를 추구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국타이어는 특히 올해부터 명차 포르쉐에 신차용 타이어(OE)를 공급하는 등 향후 유럽 하이엔드 완성차 업체에 신규 물량 수주를 적극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넥센타이어는 북미·유럽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의 OE 공급은 더욱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들어서도 피아트 최초의 크로스오버형 차량인 '500X'와 대표 상용밴인 '듀카토'에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또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의 투자 확대와 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간다는 계획이다.
실제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동기 대비 경상연구비와 함께 스포츠 마케팅 등 광고선전비도 대폭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지역별로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회사의 경쟁력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미국 조지아 공장 건설 재개를 통해 세계 최대 타이어 시장인 북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금호타이어는 조지아주 메이컨에 약 4억1300만 달러를 투입해 2016년 초 준공을 목표로 연간 약 400만 개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금호타이어는 중국 난징 지역 내의 공장 이전을 내년 말까지 마쳐 일반 승용차용 타이어와 트럭·버스용 타이어의 생산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