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중국 골프장 逆ISD도
  • ▲ 한국을 상대로 한 ISD가 잇따를 전망이다.ⓒ투기자본감시센터 블로그 캡처
    ▲ 한국을 상대로 한 ISD가 잇따를 전망이다.ⓒ투기자본감시센터 블로그 캡처

     

    첫 ISD가 된 론스타에 이어 제2, 3호 '투자자-국가소송(ISD)' 소송이 잇따를 전망이다.

     

    정부는 최근 이란계 가전회사인 엔텍합그룹이 보내온 조정협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옛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하려다 실패해 계약금 578억원을 떼인 이 회사는 지난 2월 "한국이 한·이란 투자보장협정을 위반해 엔텍합이 심각한 손해를 입었다"며 "한국 정부가 보상 협상을 시작하는 데 동의하지 않으면 임의중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별한 사정 변화가 없는 한 제2호 ISD가 유력하다.

     

    3호가 점쳐지는 또다른 외국계 기업의 조정의향서도 이미 한국에 도착한 상태다. 자칫 한국이 ISD 시장의 호갱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이는 대목이다.

     

  • ▲ 양날의 검이 되고 있는 ISDⓒ안준성 국제변호사 블로그 캡처
    ▲ 양날의 검이 되고 있는 ISDⓒ안준성 국제변호사 블로그 캡처

     

    문제는 론스타 소송 결과에 따라 유사 ISD가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차량공유 앱 서비스 우버는 '우버 신고 포상금 제도'를 놓고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어긋난다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의회가 우버의 불법영업을 신고할 경우 포상금을 100 원으로 올리는 조례안을 통과시키자 "서울시의 공유경제정책과 외국투자자를 유치하려는 노력, 우버와 유사한 서비스에 대한 적극적 지원과 상반된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 불법 포상금 조례에 불만을 갖고 있는 우버의 대응도 주목된다ⓒ연합뉴스
    ▲ 불법 포상금 조례에 불만을 갖고 있는 우버의 대응도 주목된다ⓒ연합뉴스

     

    앞서 지난 2013년에는 정부가 공무원시험이나 수능 등에서 국가영어 1급 시험인 니트(NEAT)를 토익·토플을 우선시할 경우 투자자소송에 저촉된다는 지적이 일었다. 토익·토플을 운영하는 ETS가 차별 문제를 제기할 경우 ISD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이유였다. 현재 잠복 상태지만 언제든 다시 불거질 개연성이 높다.

     

    의무휴일을 지키지않고 배짱영업을 하던 미국계 대형마트인 코스트코도 한때 내부적으로 과태료 부과에 불만을 드러내며 국제중재를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소기업적합 특별업종 지정이나 소고기 수입제한, 담뱃값 인상, 밥쌀 수입 등도 모두 비슷한 맥락에서 고민의 대상이 됐다.

     

  • ▲ 국가영어 1급 시험조차 차별논란에 휩쌓이기도 했다ⓒ연합뉴스
    ▲ 국가영어 1급 시험조차 차별논란에 휩쌓이기도 했다ⓒ연합뉴스

     

    물론 한국이 일방적으로 ISD 피소를 당하는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국내 중견 건설업체인 안성주택산업은 중국 정부를 상대로 첫 ISD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 동쪽 해변에 위치한 골프장을 인수해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장쑤성 지방정부로 인해 사업을 진행하지 못해 투자 비용은 물론 미래 수익까지 모두 사라졌다는게 소송 이유였다.

     

    번번히 중국의 강짜에 투자비용만 날리고 돌아서야했던 한국기업의 첫 반전 사례였다.

     

    이처럼 두 얼굴을 지닌 ISD는 FTA 등 개방화의 대표적인 리스크로 꼽히고 있다. 구더기 무서워 장까지 안 담글 수 는 없겠지만 굳이 구더기까지 키울 필요는 없다. 국부가 걸린 자존심 싸움이라는 이번 론스타 소송에서 정부의 분발이 더욱 요구되는 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