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전담 법인 신설 '유통맨' 대표이사 선임 문화콘텐츠 내세워 경쟁업체와 차별화사회공헌 활동도 적극적…지역경제 활성화 등도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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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미콘 업계 1위 유진기업(대표 최종성)이 시내면세점 유치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건설경기 침체 여파 등으로 수년간 성장세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자 활로를 모색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유진기업은 지난해 매출 7390억원, 영업이익 303억원을 냈다. 매출은 전년보다 9%가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0%나 줄었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이익은 14억3930만원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39%나 하락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황금알 낳는 거위'로 알려진 면세점 시장에 눈을 돌리게 된 것.

     

    유진기업은 이를 위해 지난달 27일 면세점을 전담할 별도 법인 '유진디에프앤씨(EUGENE DF&C)'를 설립했다. 유진기업이 100% 출자해 만든 '유진디에프앤씨'의 초대 대표이사는 유진기업 구자영 고문이 맡았다.

     

    유진기업이 구 고문을 대표 자리에 앉힌 것은 시내면세점 선정 권한이 있는 관세청이 내세운 평가기준에 부합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앞서 관세청은 지난 4월 "올해 상반기에 공고한 서울·제주 지역 시내면세점 추가는 고용과 투자를 촉진하고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신규 특허를 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취지에 적합한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해 면세점 운영인의 경영능력과 투자능력에 중점을 두고 평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1000점 만점인 심사 평가 기준 중 '운영인의 경영 능력' 항목에 가장 높은 300점을 배점했다.

     

    평가 항목은 '운영인의 경영 능력'을 비롯 △특허보세 구역 관리 역량(250점)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150점) △중소기업 제품 판매 실적 등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공헌도(150점)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정도(150점) 등 5가지다.

     

    구 신임대표는 레미콘업계에선 보기드문 '유통맨'으로 롯데쇼핑, 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인물. 건설자재 전문회사인 유진기업 입장에선 '유통맨'인 구 대표가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 ▲ 중소·중견 대상 시내면세점 사업에 도전하는 유진기업이 유치한 서울관광종합상황센터가 들어설 여의도 MBC부지.
    ▲ 중소·중견 대상 시내면세점 사업에 도전하는 유진기업이 유치한 서울관광종합상황센터가 들어설 여의도 MBC부지.

     

    게다가 유진기업은 여타 경쟁업체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새로운 개념의 시내면세점으로 만들 계획이다.

     

    시내면세점 부지를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MBC) 사옥으로 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진기업은 4월 MBC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쇼핑은 물론 드라마 세트 체험장, 상시 공연장, 한국문화체험장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더욱 다채로운 콘텐츠를 전파하기 위해 MBC 외에도 연예 기획사인 FNC엔터테인먼트, 뮤지컬 기획사 설앤컴퍼니, 뮤지컬 비밥의 제작사 페르소나, 뮤지컬 점프의 제작사 예감, 페인터즈히어로의 제작사 펜타토닉 등 각종 공연 및 한류 콘텐츠 관련 업체와도 제휴를 맺었다.

     

    또 한류 문화체험과 면세점 쇼핑까지 원스톱(One stop)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울시관광협회와도 MOU를 맺고 '서울관광종합상황센터'를 면세점 부지에 설립키로 했다.

     

    서울관광종합상황센터는 남대문, 광화문, 이태원 등 10곳에 운영 중인 관광 안내소의 구심점 역할을 맡으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수준 높은 토탈 관광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뿐 아니라 유진기업은 관세청이 제시한 평가항목 전체를 만족시키기 위해 신경을 쓰고 있다. 10일 제시한 면세점 유치를 통한 서울 영등포 지역의 경제활성화 방안이 대표적이다.

     

    이 방안은 영등포 지역의 관광 인프라를 대폭 강화하는 한편 다양한 지원책을 통해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의 범위와 폭을 크게 넓힌다는 것이 핵심 골자.

     

    먼저, 유진기업은 여의도에 추진하고 있는 시내면세점 사업을 영등포 지역의 관광 인프라와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여의도 중심의 축제를 활성화하고 새로운 형태의 문화 관광 축제 개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영등포 일대의 주요 관광 명소를 돌아볼 수 있는 전용 투어 버스도 운영키로 했다. 이와 함께 영등포 홍보관을 설치, 관광객들이 보다 편안하고 즐겁게 영등포 일대를 관광할 수 있도록 각종 최신 정보와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다.

     

    지역경제 활성화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소상공인 지원에 앞장서는 한편 새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선, 우수중소기업 브랜드를 다수 발굴, 면세점 입점의 기회를 제공하고 판로확대를 위한 각종 마케팅 활동 지원도 강화할 방침이다.

     

    사회적 경제기업들의 자립을 뒷받침할 협력안을 마련하고, 중소기업 R&D(연구개발)와 자금지원을 도와줄 인큐베이팅 펀드 조성, 저리자금 융자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면세점 이용객들에게 온누리 상품권을 제공키로 했다. 아울러 면세점 신설에 따른 신규인력 채용과 관계기관 교육을 통해 지역 일자리 창출, 경제 활성화에도 앞장서기로 했다.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면세점을 통해 관광객이 늘어나면 영등포 지역의 상권이 활성화돼 지역경제 발전에도 활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관내에 유진기업이 면세점을 유치할 수 있도록 관련 부문에 있어 지속적으로 협조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 ▲ 보세판매장 특허심사위원회 심사 평가표(투자촉진안). ⓒ관세청
    ▲ 보세판매장 특허심사위원회 심사 평가표(투자촉진안). ⓒ관세청

     

    유진기업은 지역사회공헌 활동에도 참여, 소외계층 등을 위한 상생 실천에 적극 나설방침이다. 이를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복지시설을 설치·운영하고, 다문화가정의 지역사회 조기정착을 위한 직업훈련 프로그램 개발도 함께 지원할 예정이다.

     

    장애인들의 편의를 돕기 위한 복지사업을 다양화하고 문화적으로 소외받는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지원사업에도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구청과 손잡음으로써 면세점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과 지자체가 상생의 장을 마련하는 새로운 기틀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면서 "면세점 유치와 함께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들을 적극 추진해 지역과 기업이 함께 커갈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진기업이 뛰어든 중소∙중견기업 대상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에는 단 한 장의 티켓이 걸려있으며, 세종면세점, 청하고려인삼, 신홍선건설, 파라다이스, 그랜드동대문디에프, 서울면세점, 중원산업, 동대문듀티프리, 에스엠면세점, 하이브랜드듀티프리, SIMPAC, 듀티프리아시아, 동대문24면세점 등 14개 업체가 특허신청을 내 경쟁률은 14대 1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