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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가격을 1만배 부풀려 1500억원대의 무역금융을 부당하게 대출받은 50대 중소기업인이 관세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대출금 중 미상환 금액이 300억원대에 달해 대출해 준 기업, SC제일 등 5개 시중은행의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이번 사례는 홈시어터 컴퓨터(HTPC) 가격을 부풀려 허위 수출하고 이 수출채권을 담보로 대출받은 모뉴엘 사건과 비슷한 수법이어서 주목된다. 중견 가전업체 모뉴엘은 2007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시중은행 10곳에서 3조4000억원을 불법 대출받아 금융권에 엄청난 피해를 안겼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11일 수출품 가격 조작과 위장 수출 방식으로 1522억원대의 무역금융을 부당하게 대출받고 28억원 상당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관세법 및 특가법상 재산 국외 도피)로 H사 대표 조모(56)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서울본부세관에 따르면, 조씨는 2010년 7월부터 최근까지 291차례에 걸쳐 개당 원가가 2만원인 플라스틱TV 캐비닛 가격을 1만배인 2억원으로 부풀려 총 1563억원을 수출신고했다. 이후 1522억원의 수출채권을 시중은행에 매각했다.
조씨는 지금까지 대출금 중 286억원을 상환하지 않았다. 회사 운영자금으로 신용대출받은 61억원도 갚지 않아 전체 미상환 금액이 총 347억원에 달한다.게다가 대출받은 무역금융 중 28억원을 수입대금 명목으로 일본의 페이퍼컴퍼니 계좌에 송금해 미국에서 주택구입 등에 사용했다.
또 140억원을 현금으로 인출했고, 65억원을 법인카드로 사용했다. 내연녀 명의의 회사로도 25억원을 송금했다.
조씨는 법인카드로 명품과 금괴 등을 사들이고 월세 1800만원짜리 고급빌라에서 거주하면서 페라리 2대, 람보르기니 1대 등 고급 외제차 10여대를 리스해 몰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