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서 자체적 경쟁력 키우는 것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 제기'방송 공짜' 등의 마케팅 자제에 대해서는 업계 공감 이뤄
  • ▲ 정호준 의원 추죄 아래 '누구를 위한 결합상품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심지혜 기자
    ▲ 정호준 의원 추죄 아래 '누구를 위한 결합상품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심지혜 기자

이동전화를 중심으로 한 결합상품이 케이블TV방송 사업자들의 경쟁을 어렵게 한다는 논리에 대해 반박하는 주장이 제기됐다. 케이블TV사업자들의 비중이 낮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 원인을 단순히 결합상품 탓으로 돌리기 보다 스스로의 경쟁력이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동전화와 방송을 묶는 등의 결합상품 판매에 있어 케이블TV방송사업자들을 어렵게 하는 '공짜' 마케팅은 잘못됐다는 사실에 업계 모두 공감의 목소리를 냈다. 

이경원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19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정호준 의원 주최로 열린 '누구를 위한 결합상품인가'라는 토론회에서 "결합상품 시장에서 이통사와 케이블TV사업자들은 상품 구성에 있어 뚜렷한 전략적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통신사업자의 지배력 전이를 논하기 보다 경쟁력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지배적 사업자 결합판매를 허용한 2007년 이후 결합상품 가입자 수는 점차 증가해 2013년 기준 1553만 가구가 가입, 전체 가구 중 85.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결합상품 가입자 수가 늘어나고는 있으나 이를 통해 통신사업자가 유료방송시장에서 케이블TV사업자를 배제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케이블TV사업자들의 점유율이 다소 하락하고 있으나 여전히 50%를 상회하고 있으며 가입자당매출(ARPU)가 증가하고 있어 점유율 하락 원인이 결합판매인지 경쟁 약화인지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이 교수는 결합판매로 이동통신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시장 고착화에 있어서도 1위 사업자 SK텔레콤의 점유율이 다소 하락한데다, 2003년 이후 이동전화를 중심으로 하는 시장집중도가 하락하고 있어 결합판매로 인한 시장 고착화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교수는 "결합상품시장에서 케이블TV방송 가입자 수가 최근 다시 증가하는 것을 볼 때 이들이 배제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결합상품에 대한 문제를 통신사업자의 시장지배력 전이 관점에서 논의하는 것보다 케이블TV방송 사업자들의 경쟁력 약화에 따른 근본적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케이블TV사업자들이 경쟁력 있는 상품을 출시한다 해도 이동통신 사업자에 밀린다는 주장도 있었다. 

박추환 영남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의한 요금경쟁은 사업자들의 수익성 악화 및 시장고착화로 이어지게 된다"며 "이동통신 시장 중심으로 결합상품 시장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케이블TV 사업자들은 경쟁력 있는 상품을 출시해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블TV사업자 대표로 참석한 이영국 CJ헬로비전 전략기획실장 역시 이에 공감하는 동시에 "이동통신사업자가 결합상품을 판매하면서 모두 묶었을 때 발생하는 금액을 마치 '인터넷, 방송 공짜'라고 표현하다 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공짜가 아니라 모바일 2회선에 초고속 인터넷을 묶어 판매한다면 각각의 할인액을 명확하게 표시해 오인 요소를 없애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케이블TV 매출이 증가하는 것처럼보이지만 실제 판매 가격은 떨어지고 있으며 VOD 매출이 올라가 전체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상헌 SK텔레콤 실장은 "공짜라고 표현하는 허위 과장광고 행태는 이동통신 시장은 물론 방송 시장 모두 근절돼야 한다"며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각 사업자들이 힘을 맞대 고민했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