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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수교 50주년]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다소 진정됐던 엔화가치 하락, 원화가치의 상대적 강세가 다시 가팔라지고 있다.
5일 외환시장에서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 현재 100엔당 895.31원으로 직전 거래일인 19일 같은 시간 899.13원과 비교하면 하룻새 4원 가까이 급락(원화가치 급등)했다.
원.엔 활율은 5월 하순부터 이달 초까지 열흘째 900원 미만이었다가 11일 한은의 금리인하로 900원대 초반에서 움직였으나 19일 다시 900원선을 하향 돌파, 22일에는 더욱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의 금리인하가 엔화가치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리인하도 엔저를 막지 못하는 것.
그는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일본의 양적완화 유지 전망으로 양국의 통화정책이 상반되는 것을 반영한 엔화 약세 압력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본다.
그러면서도 한범호 연구원은 "그렇다고 엔화의 '극단적 추가 약세'가 고착화될 가능성은 낮다. 선진국간 적정 환율을 평가하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확대됐으며, 일본의 경기회복 기대도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20~125원, 원.엔 환율은 890원대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엔저가 장기화되면서 수출기업들의 고통은 크다. 일본과 경쟁하는 해외 시장에서 수출 가격경쟁력 악화를 피할 수 없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한-일 양국 수출경합도 지수는 지난 2008년 0.456에서 2013년 0.487로 상승했다.
업종별 지난해 미국시장내 경합도는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이 0.78로 가장 높고 석유제품 0.66, 의료 및 정밀기기 0.60, 반도체 0.56, 기계 0.55 등의 순이다.
실제 국내 수출기업들이 체감하는 엔저 부담은 지난달 무역협회가 조사한 설문결과로 확인할 수 있다.
100엔당 900원 미만의 환율에서도 수출경쟁력이 유지된다는 업체는 30%로 못된다. 절반이 넘는 업체가 원.엔 환율이 1000원은 넘어야 수출경쟁력이 있다고 답했다.
또 69.7%는 900원 내외의 환율수준이 유지될 경우 채산성 악화가 나타난다고 응답했다.
한범호 연구원은 "우리나라와 일본의 수출경합도는 금융위기 이후 상승, 수출기업들의 엔저에 따른 스트레스도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