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버블, GDP 대비 시총 비율 143%, 사상 최고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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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상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쟈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국제통화기금이나 세계은행의 내년 금리인상 권고에도 불구,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고수하는 배경에는 주식시장 등 일부 자산시장의 '거품' 위험이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인플레이션 대비 측면에서는 아직 금리 카드를 만져야 할 정도로 물가상승 압력이 높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섣부른 금리인상은 디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

     

    문제는 자산시장의 거품, 특히 '신용 버블'이다. 신용 버블은 자산가격의 붕괴를 통해 금융시스템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

     

    미국의 가계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 가계의 부채비율이 76.8%로 통제 가능한 수준이다. 부동산도 회복 단계지만, 아직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전고점 대비 84.8% 수준으로 과열 단계가 아니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GDP 대비 시가총액의 비율이 143.4%로 지난 2006년 고점을 넘어 사상 최고치다.

     

    주가수익비율(PER)를 놓고 봐도 2000년대 초반의 IT 버블 시기를 제외하면 PER 밴드 상단에 위치해 있다. 글로벌 증시 중 단연 돋보이는 상승세다.

     

    이에 따라 연준 입장에서는 안정화 정책을 꺼내 들 유인이 커졌다는 것이다.

     

    양적완화와 저금리 장기화로 자산시장 가격이 상승, 새로운 거품을 만들어내고 그 결과 버블이 꺼지면 금융위기가 왔던 것이 과거 금융시장의 역사였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옐런 의장이 최근 주식시장의 강세에 대해 경고의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특정 자산의 가격 거품이 더 진행돼 '골든타임'을 놓치기 전에 금리인상을 통해 시장에 시그널을 주고자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금리의 급격한 상승은 자산가격을 민감하게 변화시킬 수 있으며, 가계소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1994년 시장과의 교감 없이 전격적으로 단행했던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는 연준 입장에서는 금리의 상승 속도를 원만하게 조절할 개연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