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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피싱)사이트에 접속을 유도해 금융정보를 캐낸 뒤 범인이 직접 인터넷뱅킹을 통해 피해자의 계좌에서 돈을 빼가는 '피싱결합형'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과 경찰청에 따르면, 3월 9일∼6월 25일 사이 보이스피싱 범죄 3463건을 분석한 결과, 피싱결합형이 21.9%를 차지했다.
물론 범인이 불러주는 계좌로 돈을 송금하라는 전통적인 계좌이체형이 전체 보이스피싱의 75.3%로 가장 많다. 하지만 이런 피싱결합형 범죄가 5월 160건, 6월 207건으로 최근 들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피싱결합형은 전통적인 보이스피싱 수법보다 피해자를 속이기 쉽고 수익성이 좋기 때문이다.
말로만 속이는 것이 아니라 그럴듯한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개인정보가 입력되면 사건접수번호가 뜨도록 해 놓으니 피해자가 믿지 않을 수 없다.
또 피해자의 모든 금융정보를 얻게 되니 범인이 피해자의 계좌에 있는 모든 돈을 한 번에 털어갈 수 있다.
피싱결합형 범죄가 늘어나면서 덩달아 20∼30대 피해자도 증가하고 있다. 이 범죄에 속아넘어가려면 피해자가 인터넷을 사용할 줄 알고, 인터넷 뱅킹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피싱 결합형 이외에 신종 수법도 나타났다.
지하철 물품보관함이나 우편함에 넣어 두라는 보관형(1.6%)과 범인이 금감원 직원 또는 검찰 직원이라고 사칭해 피해자로부터 직접 돈을 받는 대면접촉형(0.9%)이 최근 모습을 드러난 보이스피싱 범죄다.
퀵서비스 등으로 돈을 부치라는 배송형(0.4%)도 적지 않다.
보이스피싱 범인들은 주로 수사기관을 사칭했다. 3월 9일∼6월 25일 보이스피싱 범죄 중 66.3%가 이에 해당한다. 지난해 63.3%에서 3.0% 포인트 늘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 1팀'이 보이스피싱 업계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주인공이다.
금융기관 사칭의 비중은 22.4%로 지난해 10.8%에서 갑절로 급증했다. 대개 금융감독원을 사칭해 '계좌 보안조치를 해주겠다'고 속이는 식이다.
납치를 빙자하는 경우는 5.1%로 작년 9.4%에서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경찰은 지난해부터 보이스피싱 범죄가 늘어난 데 이어 상반기에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자 보이스피싱 근절에 나섰다.
보이스피싱 발생건수는 2011년 8244건에서 2012년 5709건, 2013년 4765건으로 감소하다 지난해 7655건으로 급증세로 돌아섰고 올 상반기엔 4723건으로 작년 동기와 비교해 65%나 늘었다.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은 677억원으로 1년 전보다 84%이나 불어났다.
경찰은 이에 따라 보이스피싱을 단순 사기가 아닌 '범죄단체'로 보고 가중 처벌하기로 하고, 각 지방경찰청에 '전화금융사기 대응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도록 했다.
피해가 느는 피싱결합형 범죄와 피해 비중이 높은 여성과 젊은층에 대한 피해 예방홍보도 강화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