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40여일만에 키 2배, 몸무게 4배 '무럭무럭''희귀동물 보존 민간 외교' 역할 '톡톡'
-
-
-
-
▲ 아기 치타. ⓒ에버랜드.
에버랜드가 국내 동물원 최초로 '치타' 번식에 성공했다.
에버랜드는 국제적 멸종위기종(CITES) 1등급으로 지정된 치타 3마리가 동물원에서 자연 번식으로 태어났다고 24일 밝혔다.
지난달 17일 태어난 아기 치타는 암컷 1마리와 수컷 2마리다. 세상의 빛을 처음 볼 당시 25cm의 키에 몸무게는 480g에 불과했다. 하지만 생후 40여일이 지난 지금은 사육사들의 극진한 보살핌 덕분에 키 50cm, 몸무게 20kg으로 늘었다. 덩치를 4배 가까이 무럭무럭 키운 셈이다.
지상에서 가장 빨리 달리는 동물로 알려진 치타는 현재 명종 위기에 처했다. 야생 동·식물 보호 협약인 'CITES'에서도 최상급인 '부속서 1종'으로 등록될 만큼 치타는 희귀 동물에 속한다. 때문에 아기 치타들들의 이번 탄생은 의미가 남다르다.
치타의 개체수는 해마다 줄고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치타 수는 전 세계적으로 약 7500여 마리에 불과하다. 다수의 동물 전문가들은 오는 2030년쯤이면 치타가 야생에서 아예 차취를 감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치타는 먹이가 나타나면 100미터를 3초대에 주파할 수 있다. 순간 시속 110km의 빠른 속도도 달려가 상대를 제압하는 유능한 사냥꾼인 것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예민한 성격과 1년에 1∼2일에 불과한 가임 기간으로 인해 번식이 매우 어렵다.
이처럼 어렵게 태어난 어린 치타들도 6개월 생존율이 10%에 불과한데, 대부분 어미가 사냥을 하러 나간 사이 사자, 하이에나, 표범과 같은 맹수로부터 공격을 받아 죽는다.
에버랜드는 지난 2007년 치타를 도입한 이후 사육사와 수의사로 구성된 사내 학습회를 통해 치타를 연구하고, 해외 벤치 마킹을 다녀오는 등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치타의 종 보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 8년만에 결실을 맺게 됐다.
에버랜드는 △치타에 대한 체계적인 영양 관리 △가임 기간 체크를 위한 일일 건강 검진 △예민한 치타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 등 번식을 위한 최적의 상태를 준비해 왔다.
에버랜드 동물원 문인주 사육사는 "어미 치타가 신체·정신적으로 안정적인 건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가임 기간과 출산이 임박한 시기에는 10여명의 동물원 직원들이 몇 일 밤을 꼬박 새면서 비상대기하며 건강한 새 생명 탄생을 위해 최적의 환경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이번 3남매의 탄생으로 에버랜드는 모두 9마리의 치타를 보유하게 됐다. 오는 8월 초부터 에버랜드 입장객들에게 아기 치타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에버랜드는 지난 2013년 오픈한 생태형 사파리 '로스트밸리'에서 치타와 코뿔소가 공존하는 야생의 모습을 공개하고 있는데, 로스트밸리의 운영이 동물들의 건강과 번식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오픈한 생태형 사파리 '로스트밸리'에는 30종, 300여 마리의 동물들이 살고 있으며, 지난 2년간 사자, 무플론, 얼룩말 등 10종, 42마리의 새 생명이 태어났다.
로스트밸리는 인위적인 펜스, 철망 등 장벽을 설치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야생과 유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바위, 협곡, 동굴, 늪 지대 등을 조성해 동물들의 활동성을 강화해 왔다.
한편, 에버랜드 동물원은 2003년 환경부로부터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 인증 받은 후 종 보전을 위한 동물 관리 전문성과 동물번식 노하우 배양을 위해 지속 노력하고 있으며, 중국 3대 보호동물로 지정된 황금원숭이(4마리 번식), 세계 최다산 기린 장순이(18마리 번식) 등 출산에 편안한 환경을 조성해 야생 동물들의 출산이 이어지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중국과 멸종위기 동물 보호를 위한 공동연구도 진행하는 등 종 보존뿐 아니라 동물을 통한 민간 외교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