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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 겸 주채권기관인 KDB산업은행이 올 2분기에 3조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대우조선에 1조원 이상 자금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2일 금융권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의 손실을 정상화하는 방안의 하나로 최소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논의 중이다.
산업은행은 유상증자를 통해 4조 5000억원대에서 2조 1000억원대로 떨어지게 된 대우조선의 자기자본을 다시 끌어올리고, 급등한 부채비율도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대우조선은 지난 7월 29일 잠정실적 공시에서 올해 2분기에 3조 31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이 올 하반기 채무 1조 2000억원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지만, 재무제표에 2분기 손실 3조원이 반영될 경우 부채비율 유지 조항에 의해 문제가 생긴다는 입장이다.
대우조선은 만기가 돌아오지 않은 회사채 1조 8500억원에 대해 500%나 800%의 유지의무 부채비율을 설정했다. 1분기 기준으로 300%를 넘는 수준이던 대우조선의 부채비율은 2분기 실적을 반영하고 나면 이 비율을 초과할 가능성이 크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을 반영하면 부채비율이 700%대로 급등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위원도 "이번 적자로 부채비율은 374%에서 800%대로 상승하게 된다"고 내다봤다.일각에서는 900%에 근접할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500%나 800%로 설정한 회사채의 채권자들이 상환 요구에 나설 수 있고, 극단적인 경우 대우조선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처할 수 있다.대우조선의 대주주이자 주채권기관인 산업은행이 반드시 피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지금 부채비율이 80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이는데, 500% 선을 맞추려면 적어도 1조원 이상은 유상증자를 해줘야 한다"며 "300% 선을 유지하려면 2조원 가까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