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원.달러 11.7원 급등...3년10개월만에 1190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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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이 위안화의 달러화에 대한 환율을 이틀 연속으로 대폭 낮추면서, 우리나라 원화의 대 달러화 환율 역시 1200원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1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90.8원으로 마감해 전일 종가보다 11.7원 급등했다. 종가 기준 환율이 1190원대인 것은 지난 2011년 10월 4일(1194.0원) 이후 3년 10개월 만이다.

     

    이는 중국이 이틀 연속으로 위안화를 대폭 평가절하한 영향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6.3306 위안으로 전날보다 1.62% 높게 고시, 위안화 가치를 대폭 떨어뜨렸다.

     

    인민은행은 전날에도 기습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1.86%나 낮춘 바 있다.
     

    한국 원화는 일본 엔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보여 원.엔 재정환율은 12일 오후 3시 현재 100엔당 953.48원으로 전일 오후 3시 기준가 대비 8.61원 치솟았다.

     

    대부분 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조만간 달러당 1200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위안화 가치는 여전히 고평가돼 있다"면서 "중국의 경기불안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위안화 가치는 연말까지 추가로 2% 이상 더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위안화 평가절하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 원자재를 수출하는 신흥국의 통화가치 하락 위험이 한층 더 커졌다"고 말했다.

     

    또 "한국 원화도 약세 흐름이 강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이르면 3분기 내에 1200원을 돌파할 것"이라며 "한국 수출기업이 중국제품과의 가격경쟁에도 노출되기 시작했다는 점이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동부증권도 연말까지 위안화 가치가 현 수준에서 3% 정도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통화전쟁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및 엔화의 약세 재개가 진행될 수도 있다"면서 "미 달러화 강세가 아닌 위안화와 엔화의 약세만으로도 원.달러 환율이 연내 1200원, 내년 상반기에는 125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도 "중국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원화 역시 위안화에 동조화 현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과 맞물려 1200원까지도 상승 가능성을 열어놔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방향성은 인민은행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결정력이 높다"면서 "연준 기준금리가 연내 최고 연 0.5%라는 전제 하에서 본다면, 원.달러 환율은 머지 않아 1100원 초반대로 레벨을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