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회장, 사실상 롯데홀딩스 주총장 참석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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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롯데가(家)의 경영권 분쟁을 매듭지을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17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린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3일 일본으로 향했고 국내 체류 중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뎅스 부회장도 금일 도쿄로 향한 가운데, 신 회장이 한일 롯데그룹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사실상의 상징적인 자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오늘 오전 11시5분께 신동주 전 부회장은 김포국제공항 출국장을 급히 빠져 나갔다. 별도의 입장 표명은 없었으며 부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동행하지 않았다.

    현재까지 한일롯데그룹의 경영권 향방에는 신동빈 회장 중심의 후계구도가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한일 롯데 경영진의 공식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데다, 지배구조의 주요 축인 L투자회사의 대표이사 등기를 마쳤기 때문이다.

    한국 롯데 정책본부가 지난 10일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정부와 국회 등에 보낸 '롯데그룹 상황 설명자료'에 따르면 일본·한국 롯데 지배구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L투자회사들의 지분을 롯데홀딩스가 100%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일본롯데홀딩스 이사회를 장악한 신 회장은 L투자회사들의 실질적인 경영까지 도맡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의 3분의 1 정도는 광윤사라는 기업이 가지고 있다"면서 "3분의 1 정도는 우리사주협회, 나머지 3분의 1 정도는 임원들이 컨트롤할 수 있는 자회사 등이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신 회장 측이 최대 70% 이상이 우호지분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영향력이 강한 광윤사의 보유지분을 제외한 나머지가 전부 신 회장의 편일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직의 안정을 바라는 주주와 일본 내 계열사들의 입장에서도 이번 주총에서 신 회장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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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신 회장과 첨예한 갈등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전 부회장의 입지는 축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주총 개최 카드마저도 동생 신동빈 회장에게 선수를 빼앗긴 신 전 부회장은 선택할 게 많지 않다. 무엇보다 이번 주총에 정면 대응할지 아니면 후일을 노릴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면승부를 한다면 주총 표 대결은 불가피하다. 신 전 부회장이 그동안 밝혀온 대로 롯데홀딩스 지분 구조에서 유리하다면 주총장에서 이사진 교체를 긴급 안건으로 내놓고 표결하자고 할 수도 있다. 아니면 신동빈 회장이 내놓은 사외이사 선임안건 등을 부결시키는 방법으로 승부수를 던질 수도 있다.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려면 일반적으로 참석 주주 50%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정관 변경·신설과 관련된 안건은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될 수 있다. 사외이사 선임 안건의 경우 기존에 없던 사외이사직을 만들기 위해 정관 신설이 필요하다면 66.7%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이 때문에 그간 부친의 힘을 빌어 신 총괄회장을 주총에 내세울 것이란 분석이 나왔던 것이다. 신 총괄회장이 주총장에 나타나 건재를 과시한다면 롯데홀딩스 지분을 3분의 1씩 나눈 광윤사와 우리사주협회, 관련 계열사 등의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광윤사 지분은 신격호·동주 부자에 기울 가능성이 크다. 안정적인 기업 경영을 바랄 것으로 보이는 우리사주협회는 아무래도 이사회를 장악한 신동빈 회장을 지지할 공산이 크지만, 일본 내 계열사는 상황이 복잡하다.

    일각에선 신 회장이 최근 신격호 총괄회장의 비서실장을 자신의 측근인사로 교체한 만큼 신 총괄회장이 일본으로 건너가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