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유통 계열사 기여도가 44%··· 국내 유통 기업 1위금융소비자원·소상공인단체 공동 롯데 불매운동 나서···"전근대성 못벗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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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그룹 후계자를 놓고 벌이는 경영권 분쟁이 국적 논란으로 번지며 백화점·마트·면세점 등 롯데 유통업계가 좌불안석이다.

    메르스 이후 이제 막 살아나고 있는 소비심리가 롯데 때문에 다시 꺾이지 않을까 숨죽이고 지켜보면서 이들은 '반(反)롯데' 정서 확대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2015년 기준 전체 매출에서 유통 계열사의 기여도가 44%나 되는 국내 대표 유통 기업 1위이다. 80개 계열사를 거느리면서 유통채널로는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프리미엄아울렛·롯데홈쇼핑·롯데면세점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연간 총 83조원 매출이 일본내 비상장 법인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롯데가 일본기업이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결국 금융소비자원(금소원)은 이를 기점으로 지난 4일 롯데카드·롯데백화점 등 롯데 전 계열사를 향한 '소비자 불매운동'을 펼치겠다고 선포했으며,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등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40개 단체는 지난 10일 롯데카드 가맹 해지·결제 거부 운동과 함께 롯데마트·롯데슈퍼 제품 불매운동을 벌인다고 밝혔다.

    또 참여연대·청년유니온·전국유통상인연합회 등 10개 시민단체들도 12일 롯데마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에 동참했다.

    문제는 광복절을 앞두고 반일 감정이 고조된 상황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지역 내 소비단체와 중소 상인들을 규합해 불매 운동에 나설수록 롯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들은 이번 사태의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주요 유통 계열사의 매출에는 아직 큰 변화가 없지만 롯데불매운동이 점차 확산되면서 자칫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경계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영권 다툼이 불거지기 시작한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롯데마트 매출은 기존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8% 소폭 증가했다. 해외명품 대전을 지난해보다 1주가량 앞당겨 실시한 롯데백화점은 같은 기간 매출이 4% 늘었다. 롯데월드타워도 주차예약제 폐지와 주차료 감면으로 탄력을 받기 시작해 지난 열흘간 방문객수는 전 주 대비 1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전년 세월호, 올해 메르스 등의 악재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유통·제조업체들이 매우 힘겨웠다"며 "소비심리를 부추기기 위한 많은 노력을 했고 메르스의 종식과 유커들이 들어오면서 하반기 희망이 보이고 있는데 그룹사태로 인해 걱정이 많다. 그룹차원에서 슬기롭게 대처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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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월드·롯데면세점···불똥튈까 '전전긍긍'
       재계 "도 넘은 반 롯데 정서가 나라 망친다"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을 곳은 롯데의 상징인 제2롯데월드다. 지난해 10월 서울시로부터 임시개장 승인을 받은 롯데월드몰은 문을 연지 한 달도 안 왜 롯데시네마 상영관·아쿠아리움 문제 등으로 영업을 중단했다.

    개점휴업 상태로 지낸 지 7개월째 되던 지난 5월 아쿠아리움과 시네마가 가까스로 재개장했고 입점 상인들의 호소 끝에 지난달 주차 예약제가 폐지됐다. 이제 겨우 정상영업을 시작해 매출이 오르고 있는데 또 다시 손님이 끊길 위기에 쳐해져 난감한 상황이다.

    이 같은 안티 여론을 의식해 롯데그룹이  대형 태극기를 그려 넣으며 이미지 회복을 위해 힘을 썼지만 여론을 돌리기엔 역부족이다. 

    '갑질 사태'로 조건부 재승인을 받은 롯데홈쇼핑, 올해 말에 재허가를 기다리는 롯데면세점도 불똥이 튈까봐 노심초사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면세점의 경우 지금까지 면세점 재승인은 큰 하자가 없을 경우에는 대부분 그대로 이뤄져왔지만 이번 롯데 사태로 관세청 심사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증권가에선 올해 말 운영권이 끝나는 롯데면세점 서울 소공점과 월드타워점을 놓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관세청은 오는 12월 운영권이 끝나는 면세점 네 곳의 신규 사업자 신청을 다음달 25일까지 받아 11월 중 사업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재계는 도(度) 넘은 국적 시비가 부른 불매운동 반 롯데 정서에 대해 글로벌 경제 시대에 맞지 않는 전근대적 사고방식의 산물이라며 롯데가 벌이는 주요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돌을 던져 장독대에 앉은 쥐를 잡되 독을 깨서는 안 된다'는 논조로, 한국경제발전에 기여한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는 한국경제발전에 기여를 많이 한 국내 대표 기업"이라며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온 국민이 나서서 회사를 망하게 하자면 20만개의 일자리는 어떻게 되겠느냐"고 우려했다.

    이어 "오너일가의 불미스러운 일 혹은 국적 논란에서 생겨난 반감을, 괘씸하다고 기업의 '사업권 박탈'로몰고 가는 것은 근 시안적이고 자유시장경제 원리와도 근본적으로 충돌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