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금감원, 기술가치평가 투자펀드 활용 등 핀테크 기업 간접 지원 인정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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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반기 은행 혁신성 평가에 핀테크 지원 항목이 신설된 가운데 금융당국과 시중은행이 지원 방식을 두고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이 지분과 여신을 직접 투자해야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은행권은 예산 문제 및 업종 특성에 따라 간접 투자를 허용해달라는 입장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들은 금융감독원에 핀테크 기업에 대한 간접 투자 방식을 허용해 달라는 의견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금융당국이 발표한 하반기 은행 혁신성 평가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은행들이 핀테크 기업에 지분 투자 및 여신을 직접적으로 지원해야만 점수를 획득할 수 있도록 돼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시중은행들은 핀테크 기업에 대한 지분이나 여신 투자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고객의 예금을 재원으로 하는 은행이 특정 기업에 직접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이 쉽지 않을 뿐더러, 성장 가능성을 수치로 산출하기 어려운 신생 핀테크 기업에 무작정 여신을 투자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은행권에서 핀테크 기업에 직접 투자를 단행한 곳은 IBK기업은행이 유일하다. 지난달 IBK기업은행은 KTB네트워크, 알토스벤처스 등과 함께 핀테크 기업인 비바리퍼블리카에 총 5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올해 초 금융위원회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에 핀테크 기업 육성을 위해 각각 1000억원씩 정책자금을 지원한 만큼, IBK기업은행이 시중은행들보다 핀테크 기업에 대한 지원이 수월할 수 밖에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대신 성장사다리펀드 내 기술가치평가 투자펀드를 활용해 핀테크 기업을 우회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허용해 달라고 금융감독원에 요청하고 있다. 
    즉, 핀테크 기업 지원 방식을 무조건 은행이 직접 하도록 한정짓지 말고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허용해 달라는 것.

    이에 따라 금감원은 일단 시중은행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현재 은행들이 펀드 등 간접투자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는 스타트업 중 핀테크 기업의 비중을 파악해 제출하도록 요구한 상태다. 

    시중은행들의 스타트업에 대한 간접 투자 방식 현황을 파악해본 뒤 현재 은행들이 요구하는 우회지원 방식도 인정할 것인지 가늠해보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이나 금융회사에서 핀테크 회사를 직접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현상은 아직까지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이를 촉진하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은행들이 간접 투자 방식을 허용해달라고 해서 현재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단 은행들에게 우회적인 방식으로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방식을 제출하도록 요구한 상태고, 일정 사례가 있을 경우 (간접 투자 방식도) 고려해 볼 것"이라며 "은행 혁신성 평가가 상대 평가인 만큼, 은행 간의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