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시총 최대 8091억원 … IP 사업 여전히 적자두산테스나·두산, 지분 2.35% ~ 4.69% 보유수요 예측 흥행시 지분 가치 477억원 웃돌듯두산테스나, 락업 속 회수 전략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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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미파이브
    국내 반도체 디자인하우스 세미파이브가 IPO(기업공개)에 속도를 내면서 두산의 자금 회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수요 예측이 흥행해 공모가 최상단에 안착할 경우 두산테스나와 두산의 합산 지분 가치는 477억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대규모 투자를 앞둔 두산이 자금 회수에 나설지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세미파이브는 오는 15일까지 기관 대상 수요 예측을 진행한다.

    세미파이브는 금감원 정정 요구 이후 비교 기업을 재선정하며 신고서를 수정했다. 초기에는 대만 기업 3곳과 미국의 시놉시스·램버스를 비교대상으로 포함했으나 사업모델 차이가 크다는 지적을 반영해 미국 기업을 제외했다. PER은 45.36배에서 46.01배로 소폭 높아졌지만 할인율 확대에 따라 공모가 밴드는 이전과 동일한 2만1000~2만4000원으로 유지됐다.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약 8091억원이다.

    세미파이브는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를 비롯해 엣지, 자율주행, 비전 AI 등으로 설계 영역을 넓혀 왔다. 2022년 570억원이던 수주액은 2024년 12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확대됐고, 매출 역시 같은 기간 720억원에서 1100억원대로 성장했다. AI·HPC 설계 플랫폼 경쟁력을 기반으로 리벨리온·퓨리오사AI 등 주요 고객사를 확보한 점도 회사가 강조하는 핵심 지표다.

    이에 따라 상장 이후 두산의 자금 회수 가능성이 거론된다.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 두산과 두산테스나는 장기 락업에 동참했지만 두산테스나의 경우 '상장 1년 후 25% 범위 내 처분 가능' 조항을 걸어 놓은 상태다. 현재 두산은 세미파이브에 지분 4.69%, 두산테스나는 2.35%를 보유 중이며 상장 이후에는 각각 3.94%, 1.97%로 조정된다.

    공모가 상단 기준 두산테스나 보유 지분 가치는 약 159억원으로 수요예측이 흥행할 경우 회수 여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두산테스나가 1714억원 규모의 반도체 테스트 장비를 매입하기로 하고, 시설투자에만 2259억원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할때 상황에 따라 일부 회수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두산 역시 지분 가치는 318억원으로 치솟아 1년 후 락업 물량(132만주)을 활용해 지원 사격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두산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의 부담 요인으로는 '오버행(overhang)'이 꼽힌다. 세미파이브는 설립 이후 45개 투자자로부터 약 2400억원을 조달했으며 이에 따른 투자사 보유 지분만 2156만주에 이른다. 임직원 보유분까지 포함하면 상장 전 발행주식은 2800만주를 넘는다. 공모 규모(540만주) 대비 5배 이상 많은 물량이 잠재 매도로 분류되는 셈이다.

    한편, 세미파이브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이 9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수주액 또한 지난해 대비 두배 이상 증가한 1200억원을 돌파했다. 공모 자금은 동남아 엔지니어링 조직 확대, 차세대 반도체 IP 기업 인수, 양산 사업 기반 구축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