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앞으로 뉴스 안 되게"…소통 적극 강조 이주열 "기자들 나가면 말 하겠다"…신중함 보여
  •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왼쪽)과 최경환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약 1년 만에 회동을 가졌다. ⓒ 연합뉴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왼쪽)과 최경환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약 1년 만에 회동을 가졌다. ⓒ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최경환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약 1년 만에 만났다.

    이주열 총재와 최경환 부총리는 지난 28일 오후 7시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다.

    두 기관 수장의 만남은 지난해 7월 21일 이후 약 1년 1개월 만이다. 당시 두 수장은 최경환 부총리의 취임 직후 상견례 차원에서 회동을 가진 바 있다.

    최경환 부총리와 이주열 총재는 지난해 9월 호주 시드니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이른바 ‘와인 회동’을 가진 바 있긴 하지만, 이는 우연히 마련된 자리였다. 그 이후 11개월간 별도의 만남을 갖진 않았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이번 회동과 관련, 양 기관의 친목을 쌓기 위한 차원에서 최경환 부총리의 요청에 따라 만들어진 자리라고 전했다.

    이 자리에는 한은에서 장병화 부총재와 하성 감사, 허재성·서영경·김민호 부총재보 등 9명이, 기재부에서 주형환 제1차관과 정은보 차관보, 최희남 국제경제관리관 등 9명이 참석했고,

    한은과 기재부간 상호 인사교류에 따라 파견된 국장급 간부 2명도 함께 자리해 모두 22명이 모였다.

    다소 어색한 분위기 속에 최경환 부총리가 먼저 입을 뗐다. 그는 “다른 나라는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만나는 게 전혀 뉴스가 아니던데 우리는 뉴스가 된다”며 “앞으로 뉴스가 안 되게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이어 “오늘은 (이주열) 총재님이 리드를(해 달라), 밥값은 누가 내느냐”면서 “재정상황이 나은지 통화사정이 나은지…”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최경환 부총리가 이처럼 대화 분위기를 이끌었음에도 이주열 총재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으며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취재진이 몇 가지 질문을 던졌으나 그는 “(공식적인 일을 논하거나 기자에게 무언가 발표하는) 그런 자리가 아니다”다 답변을 거절했다. 최경환 부총리에게도 “(대화는) 기자들이 나가면 말하겠다”고 답했다.

    최경환 부총리는 “할 말씀이 많은가 보다”라고 맞장구치면서 “양 기관이 친목을 다지기 위한 자리”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번 회동은 ‘중국발 쇼크’와 ‘미국 금리인상’ 등 금융시장의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황에서 성사된 자리여서 더욱 주목을 끌었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측은 “단순히 간부들 간 친목을 다지기 위한 차원”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국내 경기의 회복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양 기관이 재정·통화정책 대응을 어떻게 해 나갈지 등을 놓고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을 것으로 금융권 안팎에선 보고 있다.

    양 측은 “앞으로도 양 기관 간 소통을 강화해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해 나가기로 했다”고만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