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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개혁 차원에서 현재의 농협중앙회장 간선제를 직선제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시민단체 '좋은 농협만들기 국민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는 1일 '농협중앙회 개혁과 중앙회장 직선제 도입을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 개시를 선언했다.
서명운동 제안서에서 운동본부는 "그동안 선출직 중앙회장이 모두 구속된 데 이어 현 최원병 회장 역시 비리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농업과 농민은 쇠퇴하는데 농협만 번성한다"며 "농협중앙회는 '조합과 조합원'이 아닌 '임직원'을 위한 조직"이라고 주장했다.
또 "소수의 대의원 조합장에 의해 선출되는 방식으로는 농협중앙회를 개혁할 수 없다"며 "조합원 총의가 반영되는 조합장 직선제(중앙회장 직선제)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동본부는 9월30일 중간 집계, 11월20일 최종 집계 결과를 발표하고 서명자명단을 11월 하순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 농협중앙회장은 전체 단위조합장 1140명 중 291명만으로 구성된 대의원회에서 간선제로 선출된다.
지난 2009년 농협중앙회장을 상근직에서 비상근직으로 바꾸면서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바뀌었다. 선거 과열로 인한 '혼탁선거'를 방지하고, 비상근 회장을 굳이 직선으로 뽑을 필요는 없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현재의 방식은 회원조합의 대표자 선택권을 박탈하고 금품선거, '줄세우기' 등을 오히려 부채질한다는 비판도 제기돼 왔다.
지난달 13일 김승남, 강동원, 김성곤, 박남춘, 박홍근, 안규백, 이개호, 인재근, 임수경, 황주홍 의원은 중앙회장을 전체 회원조합이 참여하는 총회에서 선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농협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신정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유사한 내용의 법 개정안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2009년 농협개혁 차원에서 중앙회 지배구조를 이사회 중심 전문경영체제로 전환하고 회장을 상임에서 비상임으로 바꿨다"며 "중앙회장 직선제 도입은 이를 거꾸로 돌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과거 직선으로 뽑인 중앙회장 3명이 모두 구속됐다"면서 "직선제 회귀시 그런 문제가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중앙회장 직선제와 간선제는 다름대로 장.단점이 있다"며 "중앙회는 이에 대해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