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리필 쿠폰 최소 연 4회 이상 제공에, 높은 멤버십 등급도 경쟁사 대비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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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시행 이후 기기변경 가입자가 크게 늘고 있다. 기기변경은 같은 통신사를 이용하면서 단말기만 교체하는 것으로 올 7월에는 단통법이 시작된 지난해 10월 대비 2배 이상 늘었다.이통사 관계자는 "기기변경이 늘었다는 것은 장기가입자 또한 증가한다는 것"이라며 "이제는 장기가입 고객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통사를 바꾸지 않아도 단말기를 구입하는 데에 지원금 차별을 받지 않는 데다 추가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 중 기기변경 등으로 최소 2년이상 장기가입 한 고객이 가장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장기가입 혜택 'SK텔레콤'이 가장 많아SK텔레콤은 2년 이상 가입자들 대상으로 월 기본 제공 데이터와 동일한 양의 데이터를 무료로 충전할 수 있는 '데이터 리필' 쿠폰을 가입 횟수에 따라 최소 4장에서 최대 6장까지 제공한다.또한 기존 누계 납부 금액으로만 설정하던 멤버십 등급 기준을, 가입 기간과 연동해 보다 쉽게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멤버십 등급은 일반(연간 할인한도 5만), 실버(7만), 골드(10만), VIP(무제한) 총 4가지이며 일반에서 실버로 올라가려면 연 누계 납부 요금이 48만원 이상이어야 하지만 2년 이상 가입한 고객은 24만원 이상만 납부해도 된다.최고 등급인 VIP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2년 이상 5년 미만 가입자의 경우 누계 납부 요금이 90만원 이상이어야 하지만 5년 이상 가입자는 60만원 이상만 돼도 된다.아울러 SK텔레콤은 가족 간 이동전화 가입기간 합산(최대 4회선)에 따라 이동전화 월정액을 최대 50%까지 할인해 주는 'T끼리 온가족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0년 미만은 10%, 20년 미만 20%, 30년 미만 30%, 30년 이상 50%를 할인해 준다.이는 중복 할인이 되지 않는 만큼, 인터넷이나 IPTV 등을 결합해서 할인 받는 경우나, 합산 기간이 길지 않을 경우에는 기존 약정 할인 혜택을 받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KT의 경우 2년 이상 올레 모바일을 사용하고 있는 장기 고객에게 데이터 1GB, 올레tv 모바일팩 1개월 시청, 음성통화 30분 중 원하는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팝콘' 쿠폰을 연 4차례 제공한다.다만 SK텔레콤은 데이터 쿠폰이 연간으로 지급돼 원하는 달에 사용할 수 있다면 KT는 2월, 5월, 8월, 11월 특정 달에 제공된다.LG유플러스는 7년 이상의 장기 고객을 대상으로 이용 요금제와 상관없이 최고 멤버십 등급인 VVIP로 12만점의 포인트를 지급한다.최근에는 18개월 후 기기변경 하면 남은 할부금을 면제해주는 '폰케어 플러스 옵션' 보험을 출시, 경쟁사 대비 부족한 혜택을 대신하고 있다.◆'장기고객 요금할인'은 명맥만 유지반면, 이통사들이 장기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실질적 요금을 할인해 주는 '장기가입 요금할인' 혜택은 현재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중복 할인이 되지 않는데다, 실제 납부하는 '음성요금'만을 대상으로 할인되기 때문이다.장기고객 할인 혜택은 SK텔레콤과 KT가 2년 이상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기간에 따라 5%~10% 이상의 국내음성통화료를 할인해 준다. 이는 기본제공통화량이 아닌 돈을 납부하는 음성통화에서만 가능하며 중복 할인이 안 돼 음성 무제한이나 약정 할인 등과 중복해서 받을 수 없다.주요 스마트폰 요금제인 월정액 요금의 20%를 할인 받는 24개월 약정할인 이거나 음성통화 무제한 요금제에서는 불가능하다.약정 없는 표준요금제를 이용하는 고객이 2년 이상 가입 했을 때에나 할인 받을 수 있는 것이다.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서비스와 초고속 인터넷 가입 기간을 합해 7년이 넘어어야만 7% 이상의 요금을 할인 받을 수 있다.단순한 '장기가입 할인혜택'은 스마트폰 출시 전, 음성통화를 중심으로 서비스 되던 때에 나온 것으로, 지금은 약정요금제나 음성통화 무제한 등의 요금제에서 더 많은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하지만 시장점유율 고착화 문제는 또 하나의 숙제로 남아 있다.
단통법으로 통신사를 바꾸는 번호이동(번이) 이나, 기존 통신사를 그대로 쓰면서 단말기만 바꾸는 기기변경(기변) 모두 똑같은 지원금이 정해지면서 오히려 점유율 '5:3:2' 상황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통법으로 가장 혜택을 본 곳은 이통사"라며 "이통사간 경쟁이 사라지면서 그동안 마케팅에 사용됐던 천문학적인 비용이 통신사의 이익으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고객들이 번호이동 보다 기기변경을 선호하게 되면서 결국 단통법이 이통사간 점유율만 고착화 시킨 꼴이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