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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브랜드와 패션대기업들 간 활발한 협력이 패션문화 생태계를 새롭게 조성하고 있다.
패션대기업들은 최근 디자이너 브랜드를 잇따라 인수·육성하며 차별화되고 개성있는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최근 스티브요니 산하의 디자이너 브랜드 '스티브J&요니P'를 새롭게 영입했다. 지난달 브랜드를 인수한 뒤, 가로수길에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자사 온라인 몰에 입점을 시키는 등 본격적인 육성에 나섰다. 스티브J&요니P의 플래그십스토어는 오는 10일 문을 연다.
회사 측은 "오브제·오즈세컨을 인수해 글로벌 패션브랜드로 키워낸 SK네트웍스의 역량을 바탕으로, 높은 잠재력을 지닌 스티브J&요니P를 제2의 오브제·오즈세컨으로 육성시킬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한국 패션의 글로벌화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겠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정구호·준지(JUUN.J) 등을 통해 브랜드에 디자이너 감성을 불어넣었다. 남성복 준지는 파리콜렉션을 통해 미국과 유럽 등지에 진출해 있다. 삼성물산은 '빈폴아웃도어'에 절개선·톤앤톤·볼륨 등 준지만의 감성을 더해 기존 아웃도어에서 경험할 수 없는 차별화된 디자인을 선보였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는 일찍이 디자이너 브랜드를 육성하는 데 앞장서 왔다. 김재현 디자이너의 '럭키슈에뜨'를 비롯해 또 다른 디자이너 브랜드인 '쿠론'과 '슈콤마보니'등 디자이너 패션산업의 강력한 네트워킹을 자랑하고 있다.
럭키슈에뜨의 경우 인수 전 연매출이 5억 원에 불과했지만, 인수 후 3년만에 400억 원대 브랜드로 성장했다. 올 상반기에만 23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연말까지 450억 원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시선인터내셔널의 여성복 '르윗'도 올 추동 시즌 디렉팅을 이명신 '로우클래식' 디자이너에게 맡기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는 패션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한 또 다른 전략이다. 패션기업들은 창의적인 디자이너들과 손을 잡음으로써 개성 강한 콘텐츠를 확보하고, 보다 체계적인 영업력과 마케팅력을 활용해 빠른 시간 내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면서 대중적인 브랜드로 키워내고 있다.
한 패션디자이너는 "기업은 창의적인 디자이너 브랜드를 육성해 기업 가치와 목표를 한 단계 높이고, 디자이너들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는 많아지는 상생 모델"이라며 "성공사례들은 대기업과 디자이너 간 협력의 장을 열어 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