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근무 경험 살려 수입차 등 지나치게 비싼 수리비 문제 해결할 터""디자인보호법 등 규제 풀면, '소모품 전문 유통 시장' 열려 경제활성화 기대도
  • "자동차는 사는 가격 만큼 유지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앞으로 자동차 유지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리 비용이 50% 이상 저렴해질 수 있다"

    범퍼(Bumper)와 펜더(Fender) 등은 자동차 접촉 사고시 완충 작용을 하는 소모품이다. 휴대폰으로 치면 케이스(Case)의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고가의 휴대폰을 보호하기 위해 케이스 시장이 발전했고, 현재는 많은 업체들이 별도의 유통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휴대폰 케이스처럼 자동차도 큰 사고가 난 경우를 제외하고 범퍼와 펜더 정도만 교체한다.

  • ▲ 장인수 대표.ⓒ코리아오토파츠
    ▲ 장인수 대표.ⓒ코리아오토파츠

    코리아오토파츠 장인수 대표가 범퍼와 펜더 등의 소모품을 기존 보다 50% 저렴한 가격으로 유통하는 사업을 지난해 9월 시작한 이유다.

    장 대표는 보험사에서 오래 일했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나치게 비싼 자동차 수리 비용으로 보험비용이 지나치게 올라가는 것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싶었다.


    고객들이 보험사에 비싼 보험비용을 지불하는 이유는 사고시 수리 비용이 비싸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차의 경우 수리 비용이 지나치게 비싸 보험사도 부담을 느낄 정도라는 게 장 대표의 설명이다.

    이에 장 대표는 대만에서 제조된 수입차 수리용 범퍼·펜더 등의 소모품을 국내에 수입해 유통할 계획이다. 대만에서 만든 범퍼·펜더 등의 부품은 미국, 독일 등 자동차 부품 인증 기관에서 승인을 받은 제품으로 기능적인 면에서는 떨어지지 않지만 가격 면에서는 50% 이상 저렴한 만큼, 국내에 
    유통되면 수입차의 수리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게 된다.

    수입 완성차 업체는 범퍼나 펜더 등의 소모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하청 업체에 맡긴다.

    하지만 하청 업체에서 만든 범퍼와 펜더 등 부품은 유명 완성차 업체의 브랜드를 달게되면서 가격이 폭발적으로 오르게 된다. 이 같은 불합리한 유통 구조가 비싼 수리비용을 낳은 것이다.

    이미 자동차 소모품을 전문적으로 유통하는 시장은 미국에서는 70년대, 일본에서는 80년대 시작됐고 최근 국내 수입차의 70%를 차지하는 독일에서도 형성되기 시작했다.

    완성차 업체의 브랜드만 없을 뿐 부품 인증 기관의 검사를 통과한 저렴한 부품은 자동차 수리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장 대표는 "국내에서 수입차 시장 규모는 앞으로 2년간 2배 이상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면서 "비싼 수입차 부품으로 보험, 수리 등 유지 비용이 높아 수입차를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망설였다면, 앞으로는 이 같은 부담감이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풀어야할 숙제도 남아 있다. 코리아오토파츠는 
    수입차 부품 유통을 시작으로 오는 2017년 국내 자동차 수리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 자동차 부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유통하는 회사는 없다. 국내 완성차 업체가 '디자인 보호법'을 통해 진입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범퍼와 펜더 등 부품을 디자인 보호법으로 묶는 방식으로 별도의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가 존재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완성차 업체가 납품하는 정품 외에는 저렴한 가격의 대체 부품이 존재할 수 없는 것.

    장 대표는 "국토부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시작한 자동차 부품 사업에 유일한 걸림돌은 디자인 보호법"이라며 "해외의 유명 완성차 업체들도 디자인 보호법으로 스스로의 범퍼와 펜더를 보호하고 있지 않는데, 국내 완성차 업체들만 수리시 필요한 부품 유통의 독점권을 디자인 보호법으로 확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해 1월 완성차 업체가 만드는 범퍼, 펜더 외에도, 이와 동일한 성능을 지닌 대체 부품일 경우 유통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관련시장도 시나브로 꿈틀거리고 있다.

    창조경제를 내세우는 박근혜 정부 역시 현재 완성차 업체가 주장하는 디자인 보호 20년 보장을 3년 미만으로 낮추는 법안을 준비하는 등 자동차 수리비 반값 시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