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상품 vs 소모적 사업 의견 엇갈려
  • ▲ 11월 오픈 예정인 보험슈퍼마켓 홈페이지 화면
    ▲ 11월 오픈 예정인 보험슈퍼마켓 홈페이지 화면

    소비자들이 설계사 없이 보험상품을 회사별로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내달부터 이른바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이 등장한다.

    지금도 보험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웹사이트가 많이 있지만 대부분 보험대리점(GA)에서 운영하고 있다.사실상 대면채널 전단계나 중간단계 쯤으로 설계사 수당이 이미 보험료에 포함돼 있다. 보험사 각각의 상품을 비교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보험료가 저렴하진 않았다. 

    뿐만 아니라 보험사에서 설계사 수당을 높게 쳐주는 상품을 전략적으로 많이 팔기 일쑤였다. 하지만 보험슈퍼마켓은 보헙협회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수당이 높은 상품을 추천할 수 없는 구조다. 

    사업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설계사 수당을 보험료에서 뺀 상품을 팔아 소비자가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저렴한 비용으로 보장하는 보험을 찾아 가입할 수 있다. 

    보험슈퍼마켓에서 판매될 예정인 상품은 크게 실손의료보험, 자동차보험, 여행자보험, 연금보험, 보장성보험, 저축성보험 등 6개 보험이다. 특히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은 표준화 된 만큼 비교가 쉬워 수요가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행자보험은 국내여행자보험, 해외여행자보험, 유학생보험 연금보험은 세제적격 연금저축보험, 세제비적격 연금보험 보장성보험은 질병보험, 암 CI보험, 장기 운전자보험, 장기 화재재물보험, 일반 주택화재보험, 일반 운전자보험, 상해보험, 종신보험, 정기보험, 상해보험, 어린이보험, 골프보험을 판매한다. 

    또한 ▲
    저축성보험은 금리연동형 저축성보험, 금리확정형 저축성보험, 변액유니버셜저축보험, 변액연금보험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 ▲ 11월 오픈 예정인 보험슈퍼마켓 홈페이지 관리자 화면
    ▲ 11월 오픈 예정인 보험슈퍼마켓 홈페이지 관리자 화면



    현재 보험사는 보험슈퍼마켓에 업로드 할 보험상품을 점검하고 보험소개, 청약, 문의, 보험금 청구 등에 관련한 프로그래밍을 하는 단계다. 이후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서 이를 취합해 최종적으로 보험슈퍼마켓과 연동시키고 전산망을 확인하는 작업을 거쳐 11월 말 웹사이트가 공개될 예정이다. 

    보험슈퍼마켓 초기인 만큼 기존 온라인으로 판매하던 상품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며, 금융위원회가 보험사가 보험 약관 뿐 아니라 보험료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함에 따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다양한 상품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보험슈퍼마켓이 보험산업의 전환점을 가져다 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슈퍼마켓으로 인해 온라인 보험판매가 활성화 되면 설계사 중심의 영업망이 고착돼 있는 한국 보험산업에 변화를 주길 기대한다. 현재는 대형사 중심으로 시장이 흘러갔지만 중소형사도 이른바 '대박 상품'을 낼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좋은 상품을 개발해도 마케팅을 못하고 영업력이 약하면 판매로 이어지기 힘들었다. 대형보험사가 많이 판는 구조에서 좋은 상품이 많이 팔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비교가 쉬워지면 보험사에서도 제대로 된 상품을 만들어 내놔야 하는 압박이 생길 것이다"고 했다. 

    하지만 대형보험사를 중심으로 정부의 야심작에 흠집을 낼 수 없어 따라가는 소모적인 사업이라는 하소연도 있다. 

    대형보험사 관계자는 "이미 설계사 채널로 판매가 잘 이뤄지고 있는데 왜 보험슈퍼마켓에 상품을 내놔야 하는지 모르겠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사업이라 추진하고 있지만, 이에 투입되는 인력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했다. 

    또다른 대형보험사 관계자는 "업체들이 서로 눈치를 보느라 쉽게 새로운 상품을 내놓지 못할 것이다. 금융당국도 보험상품을 사전규제에서 사후규제로 바꾸고 보험약관, 보험료 등 상품의 구성도 자율적으로 하라고 하지만 어느 정도까지 자율성을 보장할지 알 수 없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