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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에 크게 내몰렸던 대우조선해양이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노동조합 측에서 채권단이 요구했던 무파업 및 임금동결 동의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이같은 내용이 전제돼야 4조원이 넘는 대규모 지원이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당초 노조는 강경한 태도였지만, 회사가 법정관리에 처할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생각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현시한 대우조선 노조위원장은 지난 26일 긴급 발표문을 통해 "조합원의 의견과 안팎의 조건 등을 검토하고 심사숙고 끝에 채권단에 자구계획 동의서를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조합원들의 우려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5만여 전체 구성원의 생존권을 위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면서 "어떠한 경우라도 현장의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가 채권단의 요구를 받아들임에 따라 이 회사 정상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은 실사 결과 대우조선이 올해 총 5조3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채권단은 이르면 28일 4조원대 규모의 지원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상증자, 출자전환, 자금대출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1월 만기가 돌아오는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도 채권단 추가 지원이 뒷받침되면 무리 없이 상환할 수 있게 된다. 대우조선은 유동성 위기로 당장의 인건비와 자재비도 감당하기 버거운 상황이었다.
한편 대우조선의 3분기 실적도 이날 공개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지난 2분기 3조원대 대형 손실에 이어, 이번 분기에도 1조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