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를 가장 잘 아는 담당자의 의견을 반영하는 시스템"

금융복합점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27개의 지점을 갖춘 신한금융지주가 유독 보험사를 입점시킨 복합금융점포에는 인색한 모습이다.

국내 4대 지주인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 중 신한금융지주만 보험사가 입점된 금융복합점포에 다른 행보를 취하고 있다. 

현재 문은 연 금융복합점포수는 총 49개로 KB금융지주 3곳, 신한금융지주 27곳, 하나금융지주 14곳, 농협금융지주 5곳이다.

하지만 보험사가 포함된 점포수는 KB 1곳, 신한 0곳, 하나 1곳, 농협 2곳에 불과하다.
 
가장 발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21일 금융지주로는 처음으로 지방에도 보험사를 입점한 금융복합점포를 개소했다. 8월 농협은행, NH투자증권, NH농협생명이 입점한 '광화문NH농협금융PLUS+센터'에 이어 부산 남구 문현금융로에 'NH금융PLUS+BIFC센터'를 두번째로 오픈했다. 

KB금융지주는 내방 고객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여의도영업부에 생명보험사 뿐만 아니라 손해보험사까지 입점해 '풀라인업'을 갖춘 금융복합점포를 선보였다. 올해 말 강남에 두번째 복합점포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8월 하나은행, 하나투자금융에 하나생명까지 더한 '하나은행압구정PB센터'를 선보였으며 추가 개점에 대해서도 계획 중이다.

반면 신한금융지주에서는 지금까지 단 곳의 복합점포를 개점하지 않았으며 연내 보험사를 포함한 복합점포에 대해서도 '검토중'이라는 입장만 보이고 있다.

신한생명은 관계자는 "보험사가 포함된 복합점포 개점 여부는 신한생명이 아닌 금융지주에서 결정할 문제이다. 아직까지 확정된 바는 없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신한금융지주 한동우 회장이 복합점포 개설과 관련해 '서둘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하지만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윗선 지시보다는 실무 담당자의 의견이 가장 컸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한동우 회장이 복합점포 개설을 미루라는 지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업무 담당자들이 검토 중이긴 하지만 타사의 복합점포가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실무 담당자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시되고 있다. 다른 부서의 상급자나 경영진이 무조건 추진해라고해 사업을 벌리기 보다, 업무를 가장 잘 아는 담당자의 의견을 반영하는 시스템이다. 보험사를 입점한 금융복합점포도 같은 맥락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보험사를 입점시킨 금융복합점포의 실적은 아직 미미하다. 
광화문 금융복합점포에 입점한 NH농협생명은 첫달인 8월 7건, 9월 0건 계약했으며, 압구정 금융복합점포에 입점한 하나생명은 첫달 8월 2건, 9월 5건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