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의 스탠스 변화가 key... 거래 안정성-개인정보 관리 보완책은 필요
  • ▲ 28일 뉴데일리경제가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글로벌 금융 격변기의 금융정책 방향 포럼'을 개최했다. ⓒ뉴데일리경제
    ▲ 28일 뉴데일리경제가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글로벌 금융 격변기의 금융정책 방향 포럼'을 개최했다. ⓒ뉴데일리경제



    최근 금융권을 뒤흔들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해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기됐다. 금융당국의 열린 사고 또한 필요한 영역이라는 목소리다. 또 금융투자업계 이슈로 떠오른 증권사 임직원 자기매매와 관련해서는 자율성을 기반으로 한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8일 뉴데일리경제가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글로벌 금융 격변기의 금융정책 방향 포럼'(사회 박유영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에서 나온 전문가들의 견해다.

     

    ◇"인터넷전문은행, 열린 사고방식으로 접근해야…소비자 보호 대책도 필요"

    최근 금융위원회는 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올해 말까지 인터넷 전문은행 1~2개에 예비인가를 내주고 내년 초 본인가를 추진 중이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서는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규제완화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그러나 이같은 제약에 대해서도 규제의 틀을 깨야 한다는 의견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장은 "법적인 규제가 실질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을 활성화시키는데 크게 제약을 하고 있다"며 "법에 여러가지 규제의 틀을 확실히 깨지 않고 지금 있는 범위 내에서만 다루려다보니 원래의 의도에 비해 축소된 채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금융당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선 안된다는 주장이다. 조 원장은 "현재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해 예비 인허가서를 제출한 컨소시엄 구성을 보면 국가의 영향과 규제를 많이 받는 은행들이 구색 맞추기 식으로 하나씩 끼어 들어갔다"며 "벤처라는 기업 영역에서 은행 업무로 진입해야 하는데 은행이 벤처를 끌어들이는 모양새가 되버려서 전자금융의 업무 확대에 그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조 원장님의 지적처럼 당국의 스탠스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기존의 금융, 기존의 은행 시각으로 접근한다면 은행업무의 전자적 서비스 제공 정도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당국에서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을 건드리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 나올 수 있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영역에서만 생각하지 말고 넓은 시각에서 보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은행업 경험이 없는 유통·전자·IT 벤처사들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할 경우 금융거래 안정성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정훈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업 경험이 없는 비금융사가 뱅킹업무를 하게 된다면 금융거래안정성이나 개인정보관리 문제가 발생하는 등 시행착오가 생기기 마련"이라며 "이에 대한 착실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남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역시 "대면보다 비대면거래 중심으로 옮겨가는 와중에 생기는 피해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점 공감한다"면서도 "금융사업자의 무과실책임이 필요하지만, 사업자가 모든 것을 책임진다기보다는 소비자도 일정 부분 자신의 책임이 있을 땐 이를 반영하는 게 옳지 않나"하고 반문했다.

    ◇"증권사 임직원 자기매매, 자율성 기반한 내부통제 강화해야"

    한편 증권사 임직원 자기매매와 관련해서는 토론자들이 대체로 자율성을 기반으로 한 내부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조남희 원장은 "금융사 중에서 증권사가 가장 실적에 쫓기는 곳인데 자기매매를 해야만 회사의 실적이 높아진다는 부담감 때문에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자기매매가 '자기통제'가 되지 않다보니 신뢰를 잃게되는 경우가 많다"며 "거래소 분쟁조정 위원회 업무를 보다보니 정도가 심하다고 느낀 경우가 많고, 증권사가 책임을 인정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법적다툼까지 시작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금융시장은 현재 은행중심으로 돌아가는데 실제로는 증권과 보험시장이 더 커야하고, 그래야 국민들이 부자가 된다"며 "이에 대한 전제조건은 신뢰라는 점이며, 자기매매가 잘 되지 않으면 증권시장은 신뢰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신뢰의 기반을 더 높이는 쪽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김남훈 연구위원은 중장기적으로 본다면 자본시장을 키우기 위해 신의성실원칙을 충분히 지킬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김 위원은 "사후에 감독을 강화하는 방법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