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강력한 시너지 '동반질주'

  • [박봉균의 오토카페] #2002년 9월 중순, 정몽구 회장과 김동진 사장 등 당시 현대차 고위 임원들이 미국 한 업체의 브리핑에 귀를 기울이며 상기돼 있었다. 경영컨설팅업체인 '부즈 앨런 해밀턴'. 부즈 앨런은 현대차의 컨설팅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바로 제네시스 탄생의 시발점이었다. 토요타 렉서스처럼 세계적 럭셔리 브랜드를 가지는 것은 정몽구 회장의 오랜 숙원.

    부즈 알렌은 당시 "신중하자"는 진단을 내놓았지만, 정 회장은 럭셔리 브랜드 진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리고 2008년 1세대 제네시스가 탄생했다. 7년후인 지난 4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그 바통을 이어받아 제네시스 브랜드의 독립출범을 선언하면서 '월드 프리미어 프로젝트'에 방점을 찍었다.

    이날 정 부회장은 "2004년 개발에 착수, 1세대 탄생부터 10여년간 담글질을 해온 제네시스가 오늘 마침내 독자 프리미엄 브랜드로 거듭나게 됐다"며 "세계의 높은 벽을 깨야 한다는 사명감까지 더욱 단단해졌다"고 강조했다.

    제네시스의 독립 브랜드 출범은 글로벌 업계와 외신이 주목했다. 현대차도 회심의 터닝포인트라는 큰 의미를 갖는다. 경쟁 메이커인 토요타가 렉서스를, 닛산이 인피니티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치를 쌓아가고 있는 반면, 현대기아차는 대중 브랜드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경영진이 고급차 전략을 더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최근 4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부터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렉서스는 2013년대비 지난해 9.0% 판매가 늘며 토요타(2.4%) 증가율을 크게 앞질렀다. 폭스바겐그룹도 아우디 포르쉐 벤틀리 부가티 등이 대중차 모델보다 3배이상 늘었다. 

    특히 판매 증가는 대중차 시장 대비 수익성까지 매력적이다. 글로벌 주요 완성차 그룹 11곳의 지난해 실적을 분석한 결과, 고급차 기반 완성차그룹 BMW와 다임러 영업이익률은 평균 8.8%로 나타났다. 대중차를 중심으로 한 혼다 포드 르노 등 나머지 9개 완성차 그룹의 영업이익률 평균은 3.9%에 그쳤다.  

    제네시스 브랜드 관계자는 "이번 브랜드 런칭은 대내외 여건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이뤄졌다"며 최근 위기의식과 무관치 않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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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렉서스나 인피니티처럼 현대차 로고를 없애고 새로 개발한 제네시스 로고와 차명만 사용하게 된다. 라인업도 기존 제네시스와 에쿠스 외에 중형 세단 및 중형 SUV, 대형 SUV, 스포츠 쿠페를 추가, 총 6개 라인업을 오는 2020년까지 완성한다는 전략이다.

    내수시장에서는 렉서스,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 등의 공세를 막고 해외에서는 북미와 중국, 아시아시장에서 이들 브랜드와 각축전을 벌일 예정이다. 

    기술력도 현대차 노하우를 집대성했다. 현재의 2세대 제네시스처럼 차량에 소재를 맞춰 개발함으로써 기본적으로 단단한 골격에 유연성과 4륜 시스템을 갖춘 후륜구동형을 기본으로, 유럽이나 일본 고급차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데 초점이 맞춰진다.

    내달 중 G90(에쿠스)이 먼저 투입되고 내년 중 기존 제네시스의 차명이 G80으로 바뀌게 되며, 오는 2017년 중형 고급세단인 G70이 출시되고 중형 SUV와 대형 고급 SUV, 그리고 프리미엄 쿠페가 순차적으로 출시, 2020년께 풀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남양연구소 내에 럭셔리 브랜드 전담팀이 출범했고 총괄PM 조직도 별도로 운영될 예정이다.

    특히 디자인부문은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 담당 사장이 직접 지휘하는 약 20명으로 구성된 제네시스 전담 '프레스티지디자인실'이 신설 운영되며, 여기에 람보르기니, 벤틀리에서 디자인을 담당했던 루크 동커볼케 수석 디자이너가 합류, 팀을 이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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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 슈라이어 사장은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은 가존 제네시스가 갖고 있는 고유의 디자인 정체성에 동적인 디자인과 우아한 움직임이 핵심이 될 것"이라며 "지난 8월 미국 페블비치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컨셉카처럼 긴 후드와 전면의 짧은 오버헹으로 제네시스 고유의 프리미엄 후륜세단으로서의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량 유통부문은 단기적으로는 기존 현대차 전시장을 통해 판매가 이뤄지며 여기에 현대모터 스튜디오와 같은 대형거점을 중심으로 별도의 전시 공간이 운영될 예정이며, 장기적으로는 제네시스만의 별도 전시장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또, 북미 등 해외부문은 내년 초 미국 내 G90 공개에 맞춰 북미시장에서 판매를 개시하고 중동 등 기타지역도 순차적으로 판매가 시작된다. 판매채널은 국내와 같이 기존 전시장 최대한 활용하는 한편, 전시장 내에 프리미엄급 전시 공간을 별도로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제네시스 브랜드의 판매. 서비스와 관련된 모든 과정은 새롭게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고객 전용 콜센터 운영과 홈투홈 서비스를 제공, 일반 브랜드와 차별화시킨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