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운용수익률 급감…저금리·증시침체 탓
  • 삼성·한화·동양생명 등 국내 주요 생보사들의 3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적게는 10%가량에서 많게는 50%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기조와 함께 증시가 침체기를 겪으면서 생보사들의 투자운용수익률이 줄어든 탓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 1~3분기 누적 실적으로 놓고 본다면 오히려 증가한 편이어서 악조건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삼성생명은 연결 기준 올 3분기(7~9월)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2951억3700만원)대비 8.1% 감소한 2711억52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4% 늘어난 7조400억1000만원, 영업이익은 17.5% 급감한 2560억7800만원이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은 올 1~3분기(1~9월)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1조1986억9700만원)대비 1.8% 감소한 1조1775억7000만원을 기록하게 됐다. 누적 매출액은 4.4% 증가한 21조2383억9900만원, 영업이익은 7.2% 쪼그라든 1조1971억500만원을 기록했다. 총자산은 226조4000억원으로, 9.8% 늘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계속되는 저금리로 인해 당기순이익은 다소 감소했다"면서도 "그러나 수입보험료 증가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결산 실적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보장성 중심의 영업이 호조를 보인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의 경우 연결 기준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30.09% 감소한 1209억26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0.32% 급증한 4조5508억7200만원을 기록하면서 다른 양상을 띄었고, 영업이익은 43.18% 급감한 963억2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한화생명의 올 1~3분기 동안 누적 순이익은 5210억원을 기록하게 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2% 증가한 수준이다. 또 1~3분기 누적 수입보험료는 2.6% 늘어난 10조1990억원, 총자산은 11.3% 불어난 97조4680억원이었다.

    엄성민 한화생명 전략기획실장은 "당사는 저성장, 저금리가 계속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보장성 매출의 지속적인 확대와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비용 효율화의 결과로 안정적 성장세를 시현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사고보험금 관리강화, 사업비용의 절감 등 보험 본연의 이익 증대는 물론 해외채권 투자 지속, 우량사업 위주의 대체투자 등을 통해 수익률을 견지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동양생명 역시 비슷한 기조의 실적을 내놨다. 동양생명은 올 3분기 동안 전년동기(439억1300만원)대비 50.6%나 줄어든 216억92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9.4% 늘어난 1조2499억9700만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32.9% 급감한 295억6000만원이었다.

    다만, 동양생명 역시 올 1~3분기 누적 실적으로는 27.7% 증가한 1531억79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냈고,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40.7%, 13.5% 늘어난 1908억9300만원, 3조5682억8200만원을 기록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종신·CI·정기보험 등 주요 보장성 상품의 월납초회보험료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0% 증가하는 등 수익성이 높은 상품군의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올 연말 목표치인 1405억원을 초과 달성한 153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주요 생보사들의 3분기 순이익이 악화된 이유로는 저금리 기조와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꺾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운용을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인 보험사들에게 이같은 요인들은 감점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 생보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와 아울러 3분기만 놓고 본다면 주식시장이 좋지 않아 투자이익부문의 규모가 크게 줄었기 때문에 당사뿐 아니라 모든 보험사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승승장구하던 자산운용이익 규모의 증가폭이 꺾이거나 감소세로 돌아선 이유 역시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누적으로 놓고 본다면 여전히 플러스 상태이기 때문에 투자이익 부문에서 손실이 났다기 보다는 이익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보면 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1~3분기 누적 실적들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오히려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같은 환경적인 요인에 의한 실적 하락 추세가 올 4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잿빛 전망이 쏟아지기도 했다. 특히 올 연말에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적립이 예정됐기 때문이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어 투자이익률이 떨어지고 있다"며 "아울러 당장에 변액보증준비금 추가 부담이 생보사들의 실적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