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유예만료 임박 방카의존도 90% 넘어...연장무산시 치명타
  • ▲ 농협손생보에 대한 '방카룰' 예외적용 등 특례 시한이 1년여 앞으로 다가왔다ⓒ뉴데일리 DB
    ▲ 농협손생보에 대한 '방카룰' 예외적용 등 특례 시한이 1년여 앞으로 다가왔다ⓒ뉴데일리 DB

     

    보험업계 막내인 NH농협생명과 NH손보가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2년 출범후 채 4년이 안됐지만 시장판도를 뒤흔들 정도로 몸집이 커졌다. 5700여개의 거대한 농협금융 점포망을 맘껏 이용하고 '방카룰' 예외 적용 등 당국의 살가운 배려 덕분이다.

    '방카 25%룰'은 특정 금융사에서 한 보험사의 상품을 25% 이상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아웃바운드 규제지만 농협 손생보는 2017년까지 5년간 유예받았다. 이른바 몰아주기가 가능해졌고 단위 농협의 충성도 높은 고객이 자발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다 보니 앉아서 영업을 할 수 있었다.

    "쭉 이대로~"를 외치는 농협금융은 2017년 3월로 다가온 이같은 특례의 유예 연장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지난 3월 금융지주 산하에 TF를 꾸리고 최소 5년 추가 연장을 목표로 금융당국과 접촉하고 있다.

    "특례가 아닌 특혜"라며 날을 세우고 있는 민간 보험사의 반발이 걱정이지만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직전 농협금융회장을 지낸 덕에 당국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다. 농민 표심을 의식한 국회의원들이 나서줄 경우 한층 더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애초 방카 25%룰 적용 유예 기간이 끝나면 적용 여부를 다시 논의키로 한 만큼 유예 기간 연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 ▲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은 국회의원들에게 공개적으로 유예연장 지원을 부탁하고 있다 ⓒ뉴데일리 DB
    ▲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은 국회의원들에게 공개적으로 유예연장 지원을 부탁하고 있다 ⓒ뉴데일리 DB


    김용환 농협금융회장은 지난달 국회답변에서 "방카슈랑스를 2002년에 도입했는데 12년 동안 일몰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유지를 하고 있다. 민간보험사들의 로비에 의해서 그런 것이다. 방카규제가 유지된다면 보험특례도 연장할 수밖에 없다. 금융위와 협의중인데 의원님들의 협조를 바란다"고 공개적인 지원을 부탁했다. 농협은 유예가 1년 남짓 남는 내년 초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대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4년여 보험업법의 각종 규제에서 벗어난 농협보험의 성장은 실적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농협생명은 지난해 자산 50조를 넘어서 단박에 업계 4위로 뛰어올랐다. 신규 보험계약자가 내는 첫 보험료인 초회보험료는 3조원이 훌쩍 넘어 2013년부터 일찌감치 1위를 꿰찼다.

    줄곧 4위에 머물던 수입보험료도 올들어 2위까지 치고 올라가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1분기 농협생명의 수입보험료는 2조8780억원으로 한화생명(2조3850억원)과 교보생명(1조9450억원)을 제치고 삼성생명(4조5210억원)의 바로 뒷자리를 차지했다.

    방카시장 점유율은 44.2%로 압도적 1위다. 삼성과 한화, 교보 등 생보 빅3를 모두 합친 것 보다도 많다. 올 9월 누적 2조9989억원의 초회보험료 중 95.3%인 2조8582억원이 방카에서 들어왔다. 같은 기간 보험설계사 채널 899억원, 대리점 504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방카의 비중이 어느정도인지 왜 농협이 그토록 방카룰 연장에 목을 메는 지 알 수있다.

     

  • ▲ 방카 비중이 90%가 넘는 농협손생보는 특례연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뉴데일리 DB
    ▲ 방카 비중이 90%가 넘는 농협손생보는 특례연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뉴데일리 DB

     

    생보만큼은 아니지만 농협손보도 야금야금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3조원이 넘는 원수보혐료로 시장점유율을 5% 가까이 끌어올렸다. 업계 하위권인 흥국화재와 롯데손보를 뛰어넘었다. 자동차 보험을 취급하지않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성장세다. 원수 보험료의 94%가 방카에서 나오고 그 중 79%는 장기 저축성 보험이다.

    업계에서는 "방카룰 유예가 끝나면 농협보험의 실적이 이내 반토막날 것"이라며 "사활이 걸린 만큼 농협금융이 내년초부터 본격적으로 유예 연장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