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 중랑구 중화2동 331-64번지 일대를 정비하는 중화1구역 재개발 사업을 두고 주민들이 찬성과 반대로 팽팽하게 갈라졌다. 사진은 중화1구역 재개발조합 사무실.ⓒ뉴데일리경제
    ▲ 서울 중랑구 중화2동 331-64번지 일대를 정비하는 중화1구역 재개발 사업을 두고 주민들이 찬성과 반대로 팽팽하게 갈라졌다. 사진은 중화1구역 재개발조합 사무실.ⓒ뉴데일리경제


    서울 중랑구 중화2동 331-64번지 일대를 정비하는 중화1구역 재개발 사업을 두고 주민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업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는 SK건설과 롯데건설이 조합원 개인 정보를 얻어 식사 등 향응을 제공하고 있다는 비난도 나왔다.  

    3일 오전 9시, 뉴데일리경제는 서울 종각에서 대중교통으로 한 시간여를 달려 중화1구역에 찾았다. 푸르지오, 아이파크 등 브랜드 아파트를 지나 이화교를 건너니 낡은 다가구주택, 단독주택, 상가 등으로 이뤄진 중화1구역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을 곳곳에는 사업을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호소문과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고 자축하는 조합측의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조합 관계자 A씨는 "낮은 보상액을 우려하는 주민들과 상가에서 임대료 수익을 올리는 이들이 재개발을 반대하고 있다"며 "이 지역은 교통이 좋아 재개발이 되면 사업성이 충분한데도 공시지가에 근거한 보상비가 시세보다 부족하다며 재개발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1055가구가 조성될 예정이어서 조합원 416명과 임대 주택 220가구를 제외해도 400가구 이상을 일반 분양할 수 있다"며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조합원 분양가를 3.3㎡당 1200만원대, 일반 분양가를 3.3㎡당 1500만원대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약 100㎡ 대지지분을 가진 조합원이라면 재개발 시 전용 70㎡ 가구에 추가분담금 부담 없이 입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런데 비대위는 공시지가로 따져 추가분담금 1억원 이상이 든다며 재개발을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 ▲ 비대위는 중화1구역 안쪽 주차장에 천막을 치고 재개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뉴데일리경제
    ▲ 비대위는 중화1구역 안쪽 주차장에 천막을 치고 재개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뉴데일리경제


    조합 사무실을 나와 비대위를 찾았다. 이들은 중화1구역 안쪽 주차장에 천막을 치고 재개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비대위 관계자 B씨는 "중화1구역 재개발 시공사로 유력한 SK건설이 동대문구 휘경2구역을 재개발할 때 공시지가에 근거해 3.3㎡당 1100만원대로 조합원들에게 보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게다가 재개발 부지 30%를 기부채납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중화1구역 단독주택 시세가 3.3㎡당 1200만~1300만원대"라며 "결국 재개발이 되면 집값의 반도 안 되는 보상비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SK건설과 롯데건설이 재개발 사업 수주를 위해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주민들은 SK건설이 약 4개월 전부터 조합원 접촉을 대폭 늘렸고 후발주자인 롯데건설은 약 2주 전부터 조합원들을 대거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 ▲ 중화1구역에선 SK건설과 롯데건설의 수주전이 과열되고 있다. 사진은 중화1구역 주택가 모습.ⓒ뉴데일리경제
    ▲ 중화1구역에선 SK건설과 롯데건설의 수주전이 과열되고 있다. 사진은 중화1구역 주택가 모습.ⓒ뉴데일리경제


    조합에서도 건설사 간의 과열 경쟁을 근심하고 있었다.

    조합 관계자 A씨는 "비대위의 반대 못지않게 건설사의 수주전 과열을 걱정하고 있다"며 "특히 조합원들이 SK건설와 롯데건설로 패가 갈리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 입장에선 건설사가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수주를 위해 격돌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면서도 "이로 인해 조합원 간 사이가 멀어지면 재개발을 진행할 수 없다"고 전했다.  

    지난 2일 중화1구역은 현장설명회(현설)를 끝냈다. 현설에는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SK건설, 현대산업개발, 한화건설, 호반건설, KCC건설, 한라, 금성백조주택 등 11개 건설사가 참석했다.

    A씨는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산업개발 등은 예전 추진위원회 때 홍보 활동이 활발했지만 지금은 SK건설과 롯데건설보다 조용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 중화1구역 곳곳에 재개발을 반대하는 벽보가 붙어 있었다. ⓒ뉴데일리경제
    ▲ 중화1구역 곳곳에 재개발을 반대하는 벽보가 붙어 있었다. ⓒ뉴데일리경제


    중화 1구역 주민들은 조합과 비대위보다 온건한 반응을 보였다. 자기 뜻을 밝히면서도 반대편의 명분을 인정하는 모습이었다.

    단독주택 소유주라는 주민 C씨는 "재개발에 반대하고 있다"며 "재개발 보상비가 시세보다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발전 등에 끌려 재개발을 찬성하는 주민들도 많다"며 "찬성하는 사람이 약간 더 많지만, 한쪽으로 기운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상가에서 만난 주민 D씨는 "재개발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재개발이 되면 상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삶의 터전을 잃게 된다"며 "하지만 찬성하는 사람들도 많다. 찬성과 반대 숫자가 비슷하다"고 전했다. 

  • ▲ 중화1구역 재개발 사업은 내년 1월 18일 입찰 마감, 3월 5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은 중화 1구역에 있는 폐건물.ⓒ뉴데일리경제
    ▲ 중화1구역 재개발 사업은 내년 1월 18일 입찰 마감, 3월 5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은 중화 1구역에 있는 폐건물.ⓒ뉴데일리경제


    한편 중화1구역 재개발 사업은 내년 1월 18일 입찰 마감, 3월 5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재개발 시 지하2층 지상35층, 8개 동, 전용 39~100㎡, 총 1055가구 규모의 단지가 건립된다. 

    조합 관계자 A씨는 "실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전용 84㎡ 이하 중소형 평형이 1000가구가 넘는다"며 "교통 등이 좋은 입지에다 사업성까지 갖춘 만큼 재개발이 결국 시행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중화1구역은 2006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 2009년 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이어 2011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았고 2013년 용적률이 240%에서 300%로 상향돼 사업성이 크게 높아졌다. 지난 8월에는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며 10년 가까이 재개발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