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가계 신용위험 상승, 銀 대출심사 깐깐中企 대출수요 늘었는데 대출태도는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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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올해 2분기 가계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 문턱을 더 높일 전망이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소기업 실적 둔화와 연체율 상승,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해 은행들의 보수적 여신운용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5년 2분기 대출행태서베이’를 보면 국내 은행 여신 담당자들은 가계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를 다소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대기업에 대한 대출은 일부 은행에서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국내 은행이 전망한 올해 2·4분기 신용위험지수(종합)는 지난 1·4분기(15)보다 5p 높은 20를 기록했다. 이 중 대기업은 같은기간 신용위험지수가 2p 올랐고, 가계는 9p나 뛰었다.해당 조사는 203개 금융기관의 여신 총괄책임자를 대상으로 지난 3월 4일~3월 14일 진행됐다. 지수가 양(+)이면 '증가(신용위험·대출수요)' 또는 '완화(대출태도)'라고 답한 금융기관 수가 '감소' 또는 '강화'보다 많았다는 뜻이고, 음(-)이면 그 반대다.◇가계대출, 정부 규제 여파로 강화 … 中企, 취약업종 중심 보수적 심사은행권의 가계대출 태도 강화 배경에는 정부의 연이은 대출 규제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2월 발표된 ‘가계부채 관리방안’과 3월 발표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이후 금융권 전반에서 자율적 대출 억제 분위기가 형성됐다.게다가 가계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2월 0.64%에서 2025년 2월 0.83%로 상승세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같은 기간 0.26%에서 0.29%로 증가했다. 소득 개선세 둔화와 취약 차주의 상환능력 저하 우려가 위험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은행권은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대출심사를 강화할 예정이다. 경기 하방 리스크와 글로벌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여신 건전성 관리에 신경을 쓰겠다는 기조다. 실제로 은행권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태도는 올해 1분기 0에서 2분기 –6으로 강화됐다.국내은행의 중소기업(제조업) 대출 연체율 역시 지난해 9월 0.66%에서 지난해 12월 0.70%로 뛰었다. 제조업·도소매업·건설업 등 일부 업종의 연체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은행들은 선별적 대출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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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수요는 증가 … 주택거래 회복·운전자금 수요 확대 영향은행들이 대출공급을 조이는 상황에서 기업과 가계의 대출수요는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이 필요한 가계와 중소기업은 늘었지만, 은행은 더욱 신중하게 대출을 집행하는 것이다.기업들은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한 운전자금 확보, 가계는 주택거래 증가 효과와 신용대출 금리 하락으로 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특히 주택 관련 대출은 1분기 중 거래된 물건들의 이행이 2분기에 집중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조합, 신용카드사, 생명보험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들 역시 대출태도를 전반적으로 강화할 전망이다. 이는 고금리 부담, 경기 불확실성, 높은 연체율 등에 따른 자산건전성 관리 필요성에서 비롯된 결정이다.한은은 “저신용·저소득층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되고, 중소기업 실적도 부진할 가능성이 있어 신용위험이 모든 업권에서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평가했다.한은은 금융시스템 내 건전성 유지를 위한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한은은 “시장의 유동성 회복 조짐에도 불구하고 대출 심사는 여전히 보수적 흐름이 우세하다”며 “정책당국의 관리 기조와 맞물려, 금융기관들의 리스크 기반 경영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이어 “금융기관의 대출 태도는 보다 정교한 차주 선별과 업종별 위험 평가에 따라 차별화될 가능성이 크며, 신용위험이 높은 취약계층에 대한 대응 전략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