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소비욕구가 떨어지자 생명보험사들이 고객유치를 하기 위해 보험료를 내린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보험사별로 해지환급금을 줄이기도 하고 보험료를 쌓는 방식을 달리해 보험료를 내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해지환급금 보증여부를 소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보험료를 낮췄다.
최근 내놓은 '통합유니버설LTC종신보험'은 중도에 해약시 지급하는 해지환급금의 최저금액 보증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최저 해지 환급금을 보증하지 않을 경우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해진다.
해지환급금을 보증하지 않는 선택을 하면 40세 남성이 주계약 1억, 20년납 가입시 월 보험료는 21만6000원 수준이다. 같은 보험상품에서 해지환급금을 보증을 선택한 보험료 월25만3000원보다 14% 저렴하다.
통합유니버설LTC종신보험은 고령으로 인한 치매, 중풍 등으로 장기요양상태가 되면 장기간병자금으로 일시금과 연금을 지급하고, 나중에 사망시에는 추가로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최근 우리사회가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노인성 장기요양환자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에 맞춰, 기존 종신보험에 장기간병 상태시 보장을 강화했다.
교보생명은 중증질환 보험료 최대 19% 낮춘 보험상품을 최근 출시했다.
'내 마음 같은 교보CI보험'은 중대한 질병(CI)과 중증치매 등 장기간병(LTC) 상태를 평생 보장하는 상품으로 진단시 가입금액의 80%를 먼저 치료비로 받을 수 있는 보험이다.
이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해지환급금 적립 방식을 바꿔 기존 CI보험보다 보험료를 7~19% 낮춘 것이다.
그동안 국내 생명보험업계의 종신보험이나 CI보험은 해지환급금을 미리 확정된 예정이율로 쌓아 최저 보증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 상품은 해지환급금을 공시이율로 적립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공시이율은 금리연동형 보험상품의 적립금에 적용하는 이자율로 시중금리 변동에 따라 이율이 바뀐다. 이 때문에 시중금리가 지속적으로 내려가면 해지환급금이 기존 방식보다 다소 적어질 수 있지만 생명보험 본연의 기능인 보장혜택에 초점을 맞춰 저렴한 보험료로 동일한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물론 시중금리가 올라가면 보험 해지 시 그만큼의 이익을 볼 수 있다. 공시이율이 내려가더라도 가입 후 5년 미만은 연복리 2%, 10년 미만 1.5%, 10년 이상 시 1%를 각각 보증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지속적인 저금리로 예정이율이 내려가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해지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국내 생보업계에는 소비자의 구매력을 고려해 보험료를 줄이고 보장기능에 역점을 둔 상품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앞서 ING생명은 해지환급금을 줄이고 사망시 보험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게 하면서도 보험료를 낮추는 보험을 출시했다.
기존 종신보험에 비해 보험료가 최대 25% 저렴한 ‘용감한 오렌지 종신보험(무배당, 저해지환급형)’을 7월 출시해 큰 호응을 얻었으며 출시 4달만에 월납입보험료 누계 실적이 41억 원에 달하며(41억 1500만원), 가입 건수도 2만1300건을 넘어섰다.
기존 종신보험 대비 보험료가 최대 25% 저렴하고, 보험료 납입완료 후 해지환급률은 평균 20%포인트 높으며, 동일 보험료로 사망보험금을 최대 25%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용감한 오렌지 종신보험은 납입기간 내 해지할 경우 해지환급금 지급비율이 기존 종신보험의 50%인 실속형(1종), 70%인 스마트형(2종), 기존 종신보험과 동일한 표준형(3종) 등 세 종류로, 보험료는 실속형이 가장 저렴하다.
사망보험금 규모는 세 종류 모두 동일하다. 고객은 이 중에서 보험료 수준을 직접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ING생명 측은 " 저해지환급금 지급비율 50%를 도입하고 50%와 70% 수준의 저해지환급금이 적용되는 기간을 ‘보험료 납입기간’으로 최적화한 것 등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보험료와 해지환급률, 그리고 회사의 재무건전성 간 균형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고 했다.
또한 이 상품의 경우 기존 종신보험이 예정이율, 예정위험률, 예정사업비 등 3가지를 고려하여 상품을 개발한 것과 달리 국내 최초로 예정해지율을 추가적으로 반영, 4이원을 바탕으로 보험료를 산출했다. 이를 통해 고객이 납입기간 중 해지할 경우 해지환급금을 적게 지급하는 대신 납입하는 보험료를 크게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ING생명의 용감한 오렌지 종신보험을 두고 "연금 목적의 소비자가 연금형 종신보험을 가입할 경우 보험료 대비 연금액이 작아 손해를 줄 수 있지만, 상품명에 '연금'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혼란을 야기해 왔다. 종신보험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보험이 오랜만에 나왔다"고 언급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으면 보험에 대한 구매력은 뒤로 밀릴 수 밖에 없다. 보험사들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보험료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해지환급금에 공시이율이 아닌 예정이율을 연동시키는 방법 등으로 보험료를 낮추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