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제네시스 4만3000대에 장착한 한국타이어제품 모두 독일산으로교체이후 현대차에 공급하는 물량 크게줄어 '울상'
  • ▲ 현대차의 제네시스는 지난 9일 오후 6시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윤상직 산업통상부 장관 등 정·관계 주요 인사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EQ900'의 공식 출시 행사를 가졌다. 사진은 'EQ900'에 장착된 콘티넨탈 타이어의 모습.ⓒ
    ▲ 현대차의 제네시스는 지난 9일 오후 6시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윤상직 산업통상부 장관 등 정·관계 주요 인사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EQ900'의 공식 출시 행사를 가졌다. 사진은 'EQ900'에 장착된 콘티넨탈 타이어의 모습.ⓒ

     
    지난 9일 현대차가 초대형 럭셔리 세단 제네시스의 'EQ900'을 공식 출시하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안 한국타이어는 쓸쓸한 저녁을 맞이했다.

    그 동안 제네시스 모델에 신차용 타이어(OE)를 공급해 온 한국타이어가 제네시스의 최상위 모델 EQ900 공급 업체로 채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EQ900에 OE를 공급한 타이어는 독일 콘티넨탈사의 제품이다. 이에 따라 이날 출시 행사장에서 한국타이어의 비애가 묻어나왔다는 지적이다.

    10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의 제네시스는 지난 9일 오후 6시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윤상직 산업통상부 장관 등 정·관계 주요 인사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EQ900'의 공식 출시 행사를 가졌다.

    'EQ900'은 제네시스가 2020년까지 구축할 총 6종 라인업 중 최상위 클래스이다. 이 차량은 2012년부터 프로젝트명 HI로 개발에 착수, 4년 여의 기간 동안 설계부터 양산까지 1200여 명의 전담 연구원이 투입돼 완성됐다.

    제네시스 EQ900 같은 고급차량에 OE 공급을 하는 것은 타이어업체로선 놓칠 수 없는 기회다. 타이어가 소음·제동·주행 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고급차량에 장착된다는 사실만으로 타이어업체의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2013년형부터 2015년형 모델 출시 이전까지 제네시스 모델에 타이어를 공급해온 한국타이어 입장에서는 이번 OE공급 실패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한국타이어의 'EQ900' OE 공급 좌절은 지난 3월 불거진 제네시스 소음 논란과 관련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초부터 현대차 제네시스에 장착한 한국타이어의 제품을 둘러싸고 타이어 결함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한국타이어는 제네시스 G380과 G330 모델에 18·19인치 '벤투스 S1 노블2' 제품을 공급해왔는데, 당시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해당 모델의 타이어 한쪽 측면이 마모돼 공명음을 일으킨다는 의견이 잇따라 나왔다.

    공명음은 타이어 바닥면과 도로면이 접촉하면서 타이어 내부 공기 진동으로 발생하는 소음이다. 정숙성을 중요시하는 고급 세단에서 공명음이 큰 타이어는 치명적인 결함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제네시스 4만3000대에 장착한 한국타이어를 모두 독일산 콘티넨탈 타이어 등으로 교체해주느라 곤욕을 치뤘다. 이후 한국타이어는 올해 3월에 출시한 2015년형 제네시스부터는 여러 차례 채택되지 않으면서 현대차에 공급하는 물량이 대폭 축소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대차 입장에서 문제가 있었던 제품을 다시 신차에 쓴다는 것이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현대차가 한국타이어의 비중을 계속 낮출 경우 한국타이어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한국타이어가 신차용 타이어를 통해 얻는 매출의 40% 이상이 나오는 주요 공급처이기 때문이다.

    한편, 우울한 한국타이어와는 달리 현대차는 EQ900가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환하게 미소를 짓고 있다. 이 차량은 출시 전 사전 예약만 1만700여 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