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제한폭 ±15%에서 ±30%로 확대, 증시 변동성 축소 효과중국 및 홍콩 지수 급락, 롤러코스터 장세로 국내 증시 영향
  • 올 한해 국내 증권시장에는 롯데 경영권 분쟁부터 엘리엇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반대, 삼성과 한화간 대기업 빅딜 등 기업 이슈가 뜨거웠다. 가격제한폭 확대, 중국 지수 급락, 주주환원 정책 확산, IPO 활성화, 미국 금리인상 압박 등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는 이슈들도 잇따라 발생했다.  

     

    한국거래소는 출입기자단 및 임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국내 증권시장에 영향을 준 사건에 대해 다음과 같이 '2015년 증권시장 10대 뉴스(순서 무작위)'를 선정해 13일 발표했다.

     

    우선 올해는 증권시장 가격제한폭 확대가 이뤄졌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6월 15일 가격제한폭을 기존 ±15%에서 ±30%로 확대했다. 가격안정화장치도 개편했다. 우려했던 것과 달리 상·하한가 종목수가 줄어드는 등 개별종목의 주가 급등락 현상이 감소했다. 시장 전체로도 대외 충격에 대한 증시 변동성이 축소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중국 상하이 지수 및 홍콩 항셍H 지수가 급락하면서 국내 증시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연초부터 지속적인 상승을 보인 상하이 증시는 6월 12일 5166.35(연초 대비 63% 상승) 이후 급락하며 2달만에 연초수준으로 회귀했다. 홍콩의 항셍H 지수는 4월 16일 1만4720.13을 기록한 이후 9월 9000대에 접어들며 60% 수준으로 급락하는 롤러코스터 증시를 보였다.

     
    메르스 확산 여파에 따른 내수 침체는 상반기에 큰 어려움을 줬다. 5월말부터 확산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해 해외관광객과 국내소비가 감소해 2분기 민간소비증가율은 1% 미만에 그쳤다. 이후 개별소비세 인하, 임시공휴일 지정, 코리아그랜드세일 등 정책적 노력에 따라 3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이 1.1%를 회복해 올해 소비증가율은 4년 연속 1%대를 유지하게 됐다.

     

    삼성그룹 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도 증권시장 및 재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2014년말 제일모직(구 에버랜드)이 상장한 후 5월 26일 삼성물산과의 합병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합병 반대에 나서 적잖은 갈등이 있었다. 그럼에도 7월 1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가결됐다. 이로 인해 주주환원에 대한 이슈가 촉발됐다.

     

    상장사들의 주주 환원 정책 기조도 확산됐다. 2014년부터 정부와 거래소는 기업의 배당 확대를 독려해왔다. 올해부터 상장기업들이 주주 가치 중시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삼성전자의 자사주 취득 등 주주 환원정책이 점차 확산됐다. 포스코의 분기 배당제 도입, 삼성전자의 11조원대 자사주 매입 및 향후 배당확대 발표가 이어졌다. SK, SK하이닉스, 네이버, 삼성생명 등에도 영향을 끼쳤다. 이에 따라 우선주에 관심이 쏠리며 우선주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의 공공기관 해제 및 지주사 추진도 주요 이슈였다. 지난 1월 29일 공공기관에서 해제됐다. 2009년 공공기관에 지정된 이후 6년만이다. 이를 통해 조직과 인력운영의 자율성 확대로 글로벌 경쟁력 제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금융위와 함께 거래소를 지주사 체제로 개편한 후 상장을 추진하는 로드맵을 7월 2일 발표하기도 했다.

     

    대기업간의 빅딜도 화제였다. 삼성그룹이 삼성토탈, 삼성종합화학,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를 한화에 매각하고, 삼성정밀화학 등 나머지 화학분야를 롯데에 매각하면서 대기업간 사업구조가 크게 개편됐다. SKT가 CJ헬로비전을 인수하는 등 대기업들이 비주력사업을 접고 핵심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13년만에 IPO(기업공개)가 최대 호황을 누렸다.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유가증권시장 14개사,  코스닥시장 103개사(12월11일 신규상장 심사승인 기준) 등 총 117개에 이른다. 양적으로 뿐만 아니라 LIG넥스원, 더블유게임즈 등 유망한 기업들이 공개되며 공모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미국 금리인상 움직임에 따른 신흥국 자금 이탈은 심각한 문제로 나타났다. 연말 들어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글로벌 자금이 11월 초부터 5주 연속 신흥국으로부터 유출됐다. 반면, 유럽의 추가 완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서유럽 지역으로 9주 연속 유입이 지속됐다.

     

    신격호 총괄회장을 사이에 놓고 신동주·신동빈 형제의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뜨거웠다. 일본 롯데홀딩스를 중심으로 순환출자 돼 있는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분쟁이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동생인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법적 대응 등 반격에 나서고 있어 불씨는 남아있는 상태다. 이를 계기로 불투명했던 롯데그룹의 지배구조가 이슈화되면서 순환출자구조 개혁 및 경영투명성을 위해 80여개 계열사들의 구심점인 호텔롯데 상장계획을 발표·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