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 현대차, 1년 동안 시가총액 5조2866억원 사라져 '체면 구겨'현대비앤지스틸, 1년 동안 주가 '반토막... 하락폭 가장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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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그룹의 상장사 10개 종목이 최근 1년 동안 주가 하락으로 날려버린 시가총액이 1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에서 현대차그룹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에 빨간불이 켜졌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5일과 비교했을 때 현대차그룹의 1년 동안 주가 성적은 전패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그룹의 상장사 10개 종목(7월 상장된 이노션 제외) 모두가 1년전에 비해 주가가 하락한 것이다.

     

    같은 기간 동안 코스피 지수가 1920.36에서 1927.82(14일 종가)로 약 7포인트 상승한 것에 비해 저조한 성적이다.

     

    하락폭으로는 현대비앤지스틸이 전년 동기 대비 50.7% 떨어졌다. 현대비앤지스틸의 지난 14일 종가는 8740원으로 1년 전 1만7700원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현대건설과 현대위아는 1년 전에 비해 각각 33.6%, 33.9% 하락했다. 시가총액으로는 각각 1조5868억원, 1조6045억원이 증발했다.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시 핵심 역할을 하게 될 현대글로비스도 1년 동안 주가가 30.7% 떨어졌다. 주가 하락 과정에서 사라져버린 시가총액은 3조1688억원에 이른다. 향후 정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서 현대글로비스 주가를 더 많이 끌어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현대로템 주가도 1년 동안 26.9% 하락했다. 철강 계열사의 맏형인 현대제철은 지난해 12월 15일 6만4000원에서 지난 14일 4만8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도 2조283억원이 줄었다.

     

    현대차그룹의 간판인 현대차도 1년 전에 비해서 주가가 13.8% 떨어졌다.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시가총액 2위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이 기간동안 무려 시가총액 5조2866억원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금액 측면에서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손실을 안긴 셈이다.

     

    증권 계열사인 HMC투자증권은 8.9% 하락했다. 시가총액 8위인 기아차도 4.2% 떨어졌다. 현대모비스는 1년 전과 비교해서 1.7%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적었다.

     

    이에 따라 최근 1년간 현대차그룹 상장사 10개 종목의 시가총액 감소액은 총 15조622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정몽구 회장의 경영방식에 한계가 온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그룹 전체에 대한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룹의 핵심인 현대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판매목표인 820만대 달성이 힘들 것으로 예상돼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결국 현대기아차는 내년 판매목표를 상향하지 않고, 질적 성장이라는 콘셉트로 방향을 우회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 역시 일부 종목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경우 추가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정체 중이서 향후 방향성 재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류연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로 경쟁이 치열해진 상태에서 자동차 시장 성장세도 둔화돼 내년 현대위아의 이익이 컨센서스와 달리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중순부터 자동차용 강판 가격 인하가 적용돼 현대제철의 4분기 실적에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현대차 등 일부 기업은 배당상향 등 주주친화 정책으로 투자자 달래기에 나설 예정이지만,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