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생 계열사 대표·젊은 피 약진'… 에너지·화학 외 CEO 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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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지난 8월 사면복권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후 첫 번째 인사가 단행됐다.

    변화보단 안정에 무게를 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에너지·화학 계열사 외 사장단 명단은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70년대생을 계열사 대표로 발탁하는 등 세대교체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SK그룹은 16일 정철길, 김영태 부회장을 승진시키고 화학부문의 SKC와 SK종합화학 등의 사장을 교체하는 등 소폭의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이미 지난해 CEO들을 대거 교체한 탓에 당초 예상대로 인사규모는 최소화됐다.

    먼저 정철길 SK그룹 에너지·화학위원회 위원장이 전략위원장과 SK이노베이션 사장을 겸임하면서 그룹 전반의 실적 개선과 SK이노베이션 위기극복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올라섰다.

    김영태 커뮤니케이션위원장도 그룹 운영 체제의 성공적 안착과 최근 위기극복을 위한 구성원 역량 결집 등의 업적을 앞세워 부회장 자리를 꿰찼다.

    아울러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주력 계열사 CEO들은 유임됐다.

    SK그룹 핵심 계열사 중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과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 박정호 SK C&C 사장은 현재 보직을 유지한다. 올해 CEO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의 경우 올 3분기 1조383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7분기 연속 1조원대를 돌파하는 등 빼어난 성적표를 내세워 자리를 지켰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10월 말 제주도에서 2박3일간 진행한 SK그룹 최고경영자(CEO) 합숙 세미나에서 수펙스추구협의회의 그동안 성과를 높이 평가하며 김창근 의장에 대한 두터운 신뢰를 나타낸 바 있다.

    하지만 그룹 내에서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에너지와 화학 계열사의 사장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석유화학 전문업체인 SKC의 경우 이완재 SK E&S 부사장이 SKC의 신임 사장으로 선임됐다.

    SK종합화학의 CEO도 바꼈다. 김형건(54) SK트레이딩 인터내셔널 사장이 SK종합화학 사장으로 이동했다.

    세대교체 바람도 불어 송진화(44) SK이노베이션 전무는 SK트레이딩 인터내셔널 후임 대표로 발탁됐다. 1970년대생이 SK 계열사 대표 자리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원인사에서도 '젊은 피'를 대거 고용하는 등 세대교체를 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그룹은 82명의 신규 선임을 포함, 137명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48%이던 40대 승진자가 올해는 59%로 높아졌다. 70년대생들의 약진이 두드러질 정도로 패기 있고 유능한 인재을 발탁했다는 게 SK그룹 측은 설명했다.

    한편, 최태원 회장은 인사를 마무리 짓고 내년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주요 계열사의 등기이사로 복귀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SK·SK 이노베이션·SK하이닉스 등 이전에 맡았던 계열사의 등기이사로 복귀할 예정이다. 최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은 내년 2~3월 열리는 각 계열사 주주총회에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