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아닌 미래에셋 새 주인 가능성에 구조조정 불안감평균 14명 임원승진, 올해는 7명으로 줄어 사기 저하
  • 성탄절과 연말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KDB대우증권 직원들은 침울한 표정이다.

     

    회사는 이미 매각작업을 고려해 임원 승진규모를 예년의 절반규모로 줄였고, 노조를 중심으로 지지의사를 밝혔던 KB금융지주는 빅3 후보군 가운데 가장 낮은 입찰가를 써 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사기 저하와 고용 불안 등으로 사내 분위기는 싸늘한 상황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 노동조합은 지난 21일 진행된 본입찰에서 미래에셋증권이 최고가를 써내며 인수가 유력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는 지난 19일 경기도 가평에서 개최한 대규모 결의대회를 통해 KB금융지주에 대한 매각지지를 표명한 것과 정면으로 대치되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특히 KB금융을 상대로 고용보장을 전제로 조건부 지지선언을 했던 만큼 대형증권사 인수에 따른 대규모 구조조정 우려감이 높아진 상태다.


    이미 노조 측은 대형증권사 인수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함과 동시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반대는 물론 대우증권 본사에서 진행될 실사 자체를 원천 봉쇄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취소를 시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자용 노조위원장은 "현재 진행 중인 임금협상이 결렬 될 경우, 전 조합원의 총파업 투표를 통해 총파업 등 적법한 쟁의 행위도 이어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본사 및 재경지역 직원들은 물론 지방의 직원들까지 참여를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성명서에서 대형증권사에 합병될 경우 자신들이 구조조정 위험에 노출됐다는 점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집단 이기주의로 비춰져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신 무자본 인수합병(M&A) 기법인 LBO(레버리지 바이아웃) 방식은 직원과 소액주주, 채권단, 고객 모두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인수 방식과 인수 이후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이 위원장은 "LBO방식으로 매각될 경우 이득을 보는 것은 대주주인 산업은행일 뿐"이라며 "법적논란이 있는 LBO라는 악의적인 구조를 용인해 미래에셋증권에 대우증권을 매각한다면 산업은행이 매각대금을 더 받아내기 위해 미래에셋증권이 빌린 금액만큼 대우증권의 내부 현금을 횡령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을 중심으로 대형증권사 인수에 극심한 반발을 하고 있는 사이 내부적으로는 연 평균 14명 수준이던 승진 규모가 임원 7명의 직급 승진으로 절반이 줄었다. 인사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예상대로였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전체 임원의 보직을 유임하기 위한 조치로 조직개편 역시 일부 본부의 명칭을 변경하는 수준으로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 영업력을 강화하고, 장기 성장 추구형 조직 구축에 초점을 맞췄던 조직개편과는 다른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 역시 "올해 안으로 회사가 새로운 주인을 맞는 것이 유력한 상황이고, 합병과 동시에 대규모 인력 재배치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임원들의 승진발표가 회사는 물론 당사자들에게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우증권이 노조를 중심으로 반발과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인수 유력후보인 미래에셋증권측의 경우 노조의 고용불안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노조의 반대를 이미 예상해고 있었고, 우리 역시 입찰제안서에 고용승계가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다면 이를 대우증권 임직원들에게도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