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전열 재정비, 또 다른 숙원사업 해외시장 노크비이자수익·핀테크 금융혁신 기대, 증권사 인수 한발 빼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대우증권 인수에 실패한 후 계열사 전열을 재정비하고 나섰다.

    불과 4일만에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를 단행한데 이어 지주사 사장으로 내정된 김옥찬 사장도 내달 초 임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쉬움은 여전히 크다. 그동안 숙원사업이었던 비은행부문 확대를 위해 증권사 인수를 위해 두번째 도전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가격경쟁력에서 미래에셋증권에 턱없이 밀릴 수 밖에 없었다.


    윤 회장은 적정가격 인수 후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지만, 시너지의 기대치는 은행업이 주력인 KB와 금융투자업을 하는 미래에셋의 갭차이로 드러났다.

    28KB금융지주 여의도 본점에서 만난 윤종규 회장은 "아쉬움이 크다""KB금융그룹 입장에서 최대한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계열사를 재정비해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유력하게 거론됐던 KB금융지주는 21000억원의 가격을 제시해 24000억원 수준을 제시한 미래에셋컨소시엄에 밀렸다.


    윤종규 회장은 비금융부문 확대를 위해 야심차게 증권사 인수를 시도해왔지만 번번 고배를 마시는 결과를 낳게 됐다.


    가격 경쟁에서 밀린 KB금융지주는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최대 적정가격을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증권사 ROE가 낮은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반대에 부딪혀 높은 가격을 제시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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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은 실패의 교훈을 반면교사 삼아 증권사 인수 뿐만 아니라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한 계열사 재정비에 나섰다.


    우선 주력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비이자수익 증가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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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은 계열사별 당기순이익 비중이 은행 67%, 카드 20%, 투자증권 3%, 캐피탈 4%로 은행비중이 높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은행부분의 이익이 낮아지는 추세에서 2020년까지 중장기적으로 비은행 부문의 수익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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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M분야에서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대우증권 인수를 추진했지만 WM부문은 다른 증권사 인수없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중소형 증권사 인수에 나서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기업투자금융(CIB)부문 강화를 위해 전문인력 영입과 함께 KB투자증권, KB국민카드, KB손해보험 등 계열사와 인력교류 작업을 준비중이다.

    그동안 주춤해왔던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를 위해 해외금융사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국내 금융사들이 진출하지 않은 블루오션을 개척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회장은 "해외투자는 초기에 성과를 얻기 어렵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히 준비해왔다""내년에는 계열사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핀테크를 활용한 각종 결제시스템의 변화도 새로운 도전이자 계열사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사의 경우 수수료 인하 정책에 따라 당분간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변화에 직면한 카드시장의 모멘텀을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각종 지급결제시장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투자보다는 안정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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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해보험과 KB생명보험 등 보험사의 경우 보험상품에 대한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계열사간 연계할 수 있는 상품도 검토하고 있다.


    윤 회장은 “인력의 생산성을 높이고 대면과 비대면의 연계성을 높여 계열사간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해외 투자와 함께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