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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발판을 다진 토종 SPA(제조·유통 일괄형 상표) 브랜드들이 해외사업을 확대하며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니클로·H&M 등 글로벌 SPA브랜드의 공세로 안방을 내준 토종 업체들이 매출 부진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새 전략으로 분석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PA의 왕국'이라 불리는 이랜드그룹은 중화권 유통기업 백성그룹과 손잡고 이달 중국 상해에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몰 '팍슨 뉴코아'를 개장한다. 이랜드는 20여년간 중국에서 패션사업을 통해 쌓아온 노하우를 유통사업에 접목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포부다. 이곳에는 이랜드의 대표 SPA 브랜드인 스파오와 함께 슈펜·모던하우스·버터 등이 입점했으며 사입형 SPA 브랜드인 '트위'도 처음 선보인다.
이랜드는 지난 2013년 스파오를 일본에 처음 진출시켰지만 엔저 여파로 적자가 쌓이자 지난해 모두 철수하며 중화권 집중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후 아시아인의 체형에 맞춘 디자인과 다양한 상품군으로 중국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면서 2016년 상반기까지 중국에 50여 개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는 올해 중국 매장 1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중국 진출을 앞두고 지난 15일에는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티몰(T-mall) 글로벌에 온라인 플래그십 스토어를 먼저 열었다. 티몰은 중국 온라인 쇼핑 점유율이 88%, 회원 수가 5억5000만 명에 달한다. 알리바바그룹은 1999년 마윈 회장이 설립한 기업으로 주요 플랫폼으로는 알리바바닷컴·타오바오·티몰·쥐화수안 등이 있다.
에잇세컨즈는 SPA 브랜드의 특성상 젊은 소비자들을 우선적으로 공략해야 하는 만큼 비교적 소비자 연령대가 낮은 온라인에서 먼저 인지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육성하고 온라인 분야의 사업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전략과 일맥상통하는 행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밖에도 중국 오프라인 매장을 열기 위해 상해를 중심으로 자리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성통상의 탑텐도 최근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 중국 법인에 인력 보충 및 시장 모니터링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속없는 장사로 경영난에 시달리던 탑텐은 올해 내수와 수출 부문을 포함해 최대 20%까지 인력을 줄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토종 SPA브랜드들이 유니클로·H&M·자라 등 해외 SPA브랜드의 기세에 눌려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자 중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 점령에 본격적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한국 만큼이나 글로벌 시장도 SPA브랜드의 전쟁터이기 때문에 낙관을 기대할 수만은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토종 업체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해외 진출 공략에 나선 것으로 보이나 해외에서도 글로벌 SPA브랜드의 공세는 거세다"며 "결국 소비자들에게 선택 받은 일부 브랜드만 살아남게 될 것이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지의 여부도 자연스레 판가름 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