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없는 他 기관들 어수선… 후임 인사 '하세월'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의 연임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조 사장의 취임 이듬해인 2013년 한전은 6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고 2014년 본사를 전남 나주 신도시로 이전, 성공적인 '안착'도 이뤄냈다. 밀양 송전선로 건설, 삼성동 한전 부지 매각 등도 성과 사례로 꼽힌다. 

그가 한전을 처음 맡은 2012년 말 25000원 안팍이던 주가는 2015년말 50000원을 훌쩍 넘어섰다. 정확히 3년 만에 한전의 주가는 두배로 치솟은 셈이다.  


◇ 인사철, 한전은 '차분'…他기업은 '불안'  

조 사장는 지난 4일 한전 나주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올해 신년사로 지난 3년의 임기를 마무리 하는 내용을 준비했지만 상황이 바뀌었다"면서 "여러분과 함께 나아가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로 신년사를 하게됐다"고 밝혔다. 

앞으로 1년 연임을 암시하는 발언이었다. 공공기관 임원의 임기는 3년이지만 1년 단위로 연임이 가능하다. 다만 실제 연임에 성공한 이들은 많지 않다. 한전 내에서는 8대 박정기 사장, 11대 이종훈 사장만이 연임을 이뤘다. 

인사철을 맞은 한국전력의 분위기도 다른 공기업들과는 온도차가 크다.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차부장급 후속 인사가 진행되고 있다. 새 수장을 맞아야 하는 이른바 '정권교체' 부담감을 덜어내고, 에너지밸리 등 굵직한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수장'이 결정되지 않아 불안감 속에 인사철을 맞은 여타 공기업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 他기관장 인사는 총선 이후로 

현재 남부발전, 석유공사, 동서발전, 중부발전 등의 수장 자리는 공석이다. 지난해 12월 이들 기관들을 대상으로 한 사장 공모가 진행 중이지만 당장 인사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당장 4월 총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간 공기업 수장으로 정치인이나 고위 관료 출신이 많았던 점을 감안해 일종의 공천 '안배' 차원에서 인사가 단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총선을 앞두고 공공기관장들의 사퇴가 잇따르면서 정부 차원에서 굳이 인선을 서두를 필요가 없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18대 국회의원 출신인 김성회 전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을 비롯해 손범규 전 정부법무공단 이사장, 원희목 전 사회보장정보원장 등이 선거로 뛰어들었다. 

이밖에 김행 전 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 박완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 김석기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도 자진 사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총선 전에 기관장 인사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면서 "해당 기관들은 인사철 어수선한 분위기가 지속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