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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이 인수하는 KDB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에 대한 인수총액과 자금조달계획 윤곽이 나왔다.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2조4000억원에 비해 500억원 이상 많은 금액으로, 인수 마무리까지 대우증권 노조와 업계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우려의 핵심은 차입(인수금융)을 통한 8000억원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대우증권 패키지(산은자산운용 포함)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미래에셋은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증권과 KDB운용을 총 2조4513억원에 인수하는 주식 매매 본계약(SPA)을 지난 25일 체결했다. 2조4513억원 가운데 산은자산운용 인수에 들어가는 돈이 660억원임을 감안하면 대우증권 인수에 미래에셋증권이 투입할 금액은 2조3853억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양수결정 공시를 통해 대우증권을 인수하는데 2조3853억원을 지불한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양수주식수는 1억4048만1383주로 주당 약 1만6979원 꼴이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주당 양수 예정가액인 1만6979원은 외부 회계법인이 평가한 가치 범위와 과거 거래 사례의 경영권 프리미엄 거래 범위 안에 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인수에 투입할 금액 2조3853억원은 미래에셋증권의 현재 자기자본 2조3553억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자기자본 대비 101.27%)
미래에셋증권은 우선 보유현금 6293억원(26.4%)과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금액 9560억원(40.1%)을 합쳐 1조5853억원을 만들 계획이다.
이후 나머지 8000억원은 차입(인수금융)을 통해 충당한다. 이는 업계와 대우증권 노조가 주목하는 부분으로 차입을 통해 마련할 계획인 금액이 전체 인수대금의 3분의 1에 달하는 33.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대우증권 인수자금 보충을 위해 미래에셋증권은 7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추진 중으로 알려진 바 있다. 반면 당초 업계가 예상했던 대우증권 패키지 인수가격(2조4000억원)에서 실제 금액은 2조4513억원으로 500억원 이상 높아짐에 따라 인수금융을 통한 자금조달규모 역시 늘어나게 됐다. 산은자산운용 인수가격은 업계예상과 큰 차이가 없어 기존 예상보다 늘어난 500억원은 고스란히 미래에셋증권의 몫이 되는 셈이다.결국 차입규모를 8000억원으로 맞췄다는 점에서 빡빡한 자금조달계획을 엿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증권 측은 "8000억원 한도의 여신확약서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8000억원의 자금을 신한은행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차입규모가 큰 만큼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메리츠종금증권 등이 입찰에 참여했지만 신한은행이 미래에셋증권에 가장 유리한 금리조건을 제시했다.
평균 금리는 3%대로 알려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만기를 1년과 3년으로 나눠 제시했다"며 "1년 단기 차입에 대한 금리는 2%대로, 3년짜리는 3%대로 나눠 평균 금리는 3% 초반으로 최대 대출한도가 80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차입 규모가 커질수록 대우증권 노조와 일부 소액주주(투자자) 등 합병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차입금 외에 유상증자를 늘려 인수대금을 보태기는 불가능한 가운데 보유현금을 추가로 더 푸는 방안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금과 신탁, 머니마켓랩(MMW) 등에 예치된 단기금융상품이 2조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에 인수대금 가운데 현금비중을 늘리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3715억원으로 6293억원을 보유현금을 통해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미래에셋증권 입장에서는 금융자산이나 부동산 등의 매각을 통해 2500억원 이상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크고, 대우증권 인수를 위해 현금성자산을 모두 처분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보유현금 6293억원 조달 계획도 최대치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이 8000억원의 한도 내에서 얼만큼 차입규모를 줄이느냐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우증권 노조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차입규모를 최대한 줄여야 하는 입장이다.
대우증권 노조는 미래에셋이 사실상 대우증권 자산을 기반으로 인수 대금을 마련하는 '차입매수(LBO)' 방식의 자금 조달을 하려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으며 총파업을 통해 물리적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강경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소액주주들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최대 42%에 이르는 소액주주들이 인수합병의 부당함과 그에 따른 손실우려를 표시하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성을 제기하고, 금융위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 연기를 요청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우증권의 가격 할인폭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산업은행과 미래에셋은 대우증권에 대한 최종 인수가격을 총 금액의 3% 안에서 가격협상을 할 수 있다. 2조3553억원의 3%는 약 700억원으로 최대 할인 규모다.
업계는 지난해 재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금호산업 매각작업 당시 채권단으로 엮였던 미래에셋과 산업은행의 관계가 미래에셋의 '활약'에 힘입어 우호적으로 마무리됐고, 대우증권 인수전에서도 미래에셋이 경쟁사 대비 '통근 베팅'으로 산업은행에게 큰 이익을 안겼다는 점에서 계약된 범위 내에서는 산업은행이 인수금액을 할인해 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증권 측은 부실이 발견되면 할인을 요구하겠지만 금융권 특성상 큰 할인요인은 없을 가능성이 높아 '대폭할인'에 대한 기대감은 낮추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할인에 대한 상징적 의미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수금융으로 최대 8000억원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가격할인 등을 통해 차입규모를 낮출수록 인수에 반대입장을 보이는 대우증권 노조나 주주들과의 장벽이 낮아질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에셋증권은 26일부터 대우증권 확인실사에 돌입했다. 실사 시작일로부터 10영업일 이내에 매매대금 조정을 위한 확인 실사도 진행한다. 매매대금은 3월 중 최종 확정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