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에 중동 곳간 문 잠그자 수주 급감수주잔고 변동폭 적어…"일거리 확보 문제 없다"

  • 대형건설사의 지난해 해외 수주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내 상장 대형건설사의 2015년 해외 신규 수주를 분석한 결과 현대건설은 2015년 9조9058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19조9533억원)보다 50% 감소한 수치다.

    대우건설도 지난해 3조570억원을 해외에서 수주했다. 지난해보다 20%가량 줄어든 성적이다. GS건설 역시 전년(6조9020억원) 대비 57% 감소한 2조9940억원 수주에 그쳤다.

    대림산업은 2014년(2조6018억원)보다 32% 줄어든 1조7683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그나마 삼성물산은 2014년 8조원에서 지난해 7조4450억원을 7%  감소에 그쳤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해외 발주량 감소로 수주 실적이 줄었다"며 "대신 (건설사들이) 국내 주택사업에 집중해 영업이익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가 줄어든 것은 저유가에 따른 중동지역 발주량 감소와 수익성을 고려한 선별수주 영향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가격경쟁력 등을 내세운 인도·중국 등이 활발하게 수주활동을 펼치면서 수주경쟁도 심화됐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과거 일부 현장에서 저가에 수주한 현장들이 지금까지 건설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충분한 과외비를 낸 만큼 몸집만 불리는 수주양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의 신규 수주가 급감했지만, 미래먹거리가 동난 것은 아니다. 실제 수주잔고 변동폭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해외 수주잔고를 비교해보면 △삼성물산 19조5790억원→19조5960억원 △현대건설 46조3315억원→44조3250억원 △대림산업 7조5153억원→7조818억원 △대우건설 11조6707억원→10조5322억원의 변동을 보였다.

    GS건설은 잠정 실적 발표에서 해외 수주잔고를 공개하지 않았다. 2014년 수주잔고는 17조7320억원이었다.

    한편 이란이 올해 해외건설시장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란은 우리나라가 2010년 경제 제재 동참 이전까지는 해외 수주액 전체 6위, 중동 5위의 중점국가였다. 그러나 경제 제재 동참 후 전체 17위, 중동 8위로 급격히 감소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핵 협상이 타결되면서 국내 기업의 재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며 "우리 기업 진출 재개를 위한 선제적 건설 외교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도 "국내 기업은 이란에서 15조원 규모의 공사를 수행했다"며 "향후 이란 건설시장에서 수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