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대표, '샘나는 데이트' 통해 소통 "고객에 초점 맞춰 전략 비롯한 모든 것 재검토할 것"
  • ▲ 김상현 홈플러스 대표(우)가 '샘나는 데이트'를 통해 임직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갖고 있다. ⓒ홈플러스
    ▲ 김상현 홈플러스 대표(우)가 '샘나는 데이트'를 통해 임직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갖고 있다. ⓒ홈플러스

    지난해 고객정보 불법유출, 짝퉁 제품 판매 등 연이은 구설수에 오르며 위기에 내몰렸던 홈플러스가 지난해 말 MBK파트너스 품에 안긴 이후 새롭게 선임된 김상현 신임대표 경영 체제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김 대표는 취임 직후 직원들을 직접 만나 현장 이야기를 들으며 홈플러스의 새로운 전략 짜기에 돌입했다.

    2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김 대표는 '샘나는 데이트'라는 직원 소통 이벤트를 열고 홈플러스 직원들과 차례로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15일과 21일 김 대표는 직접 직원들과 만나 홈플러스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나눴다. 

    김 대표는 "고객으로부터 가장 멀리 있는 사람이 CEO므로 매일 고객을 만나는 직원 여러분이 CEO에게 건의사항을 공유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며 "어떻게 하면 고객을 위해 플러스가 될 것인지, 어떻게 하면 함께 일하는 협력회사와 플러스가 될 것인지, 또한 어떻게 하면 서로가 플러스가 될 것인지에 집중하자"고 강조했다. 

    또 "실수하지 않으면 발전이 없으므로 실수해도 좋으니 여러 분야에 도전해야 한다"면서 "'괜찮아. 해봐!'라는 마음가짐으로 도전하라"고 권했다. 

    김 대표는 이를 위해 홈플러스 내 전사적 차원의 고효율 조직 시스템(High Performance Organization System)을 구축해 적용시키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또 직원들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인 '홈플러스 컬리지(Homeplus College)도 구상 중이다. 이를 통해 모든 기능에서의 전문성과 리더십(오너십) 향상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 ▲ 김상현 홈플러스 대표(가운데)가 '샘나는 데이트'를 통해 임직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갖고 있다. ⓒ홈플러스
    ▲ 김상현 홈플러스 대표(가운데)가 '샘나는 데이트'를 통해 임직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갖고 있다. ⓒ홈플러스


    김 대표는 특히 "리더십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배움'"이라면서 "배울 수 있는 사람이 진짜 리더"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만의 '섬기는 리더십'을 기반으로 누구나 자신의 위치에서 모든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 직접 고객과 직원을 만나 사실을 제대로 알고 있는 그대로 말할 수 있는 조직, 올바른 일을 올바르게 처리하고 진행하는 조직,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조직, 지속적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주도하는 조직으로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위기의 유통'으로 대두된 최근의 열악한 경영 환경에 대해 김 대표는 "위기는 곧 기휘"라며 "오히려 이미 성숙한 시장에서는 더 성장하기가 어렵다. 새로운 성과, 신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을 전했다.

    이어 "지금껏 우리는 고객보다는 회사의 효율성을 먼저 생각한 경우가 많았을 것"이라면서 "다시금 고객에 초점을 맞춰 전략을 비롯한 모든 것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홈플러스의 향후 전략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생활에 플러스가 됩니다'라는 슬로건이 홈플러스의 목적과 전략이 돼야 한다"면서 "홈플러스가 1등 유통기업이 되려면 우리의 역할을 할인점에 국한시켜서는 안되고 고객, 동료, 협력회사의 삶에 다양한 즐거움을 더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자 전략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현 대표는 먼저 홈플러스의 새로운 주인인 MBK파트너스 체제를 기반으로 한 빠른 경영 안정화라는 직면 과제를 안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불거진 개인 정보 불법 유출, 짝퉁 제품 판매와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빠르게 쇄신해야만 한다. 


    또 최근 홈플러스의 영업이익을 보면 2014년 회계년도(2014년 3월1일~2015년 2월 28일) 영업이익 2408억원, 2013년 3382억원, 2012년 4476억원, 2011년 5683억원으로 매년 큰 폭의 역성장을 기록하고 있고 지난해 2월을 기준으로 3조7725억원에 달하는 부채와 131.99%에 달하는 막대한 부채 비율을 떠안고 있는 것도 큰 부담으로 남아 있다. 

    '마케팅의 귀재'로 불리며 마이너스 성장일 거듭하던 P&G 아세안 사업을 성공적으로 반전시킨 전력이 있는 만큼 김상현 대표의 새로운 도전이 위기의 홈플러스에 어떠한 변화를 불러 일으킬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 김상현 홈플러스 대표. ⓒ홈플러스
    ▲ 김상현 홈플러스 대표. ⓒ홈플러스

    한편 김상현 대표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정치학과 경제학(와튼 스쿨)을 전공하고 지난 1986년부터 지난해까지 P&G 미국 본사 부사장으로 신규시장 부문을 맡았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는 한국 P&G 대표를 지냈다.

    그는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아세안 총괄 사장을 역임하는 등 P&G 내 아시아계 최고위 임원 중 하나로 지난 30년간 근무하며 지속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이뤄낸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김 대표는 특히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던 P&G 아세안 사업을 맡은 후 소비자 인사이트(consumer insight)를 바탕으로 사업을 재정비해, 4년 만에 매출을 두 배로 성장시키고 7년 재임기간 동안 매년 최대 매출기록을 갱신한 바 있다. 특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는 P&G 역사상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미얀마, 방글라데시, 스리랑카와 같은 신규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한국 P&G 대표로 재직할 당시에는 SK-II, 팬틴, 페브리즈 등 핵심 브랜드들의 고성장을 이끌었으며 한국이 P&G 본사의 전자상거래와 디지털마케팅을 주도하는 핵심 거점으로 자리잡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