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인상, 사측이 최종 제시했던 일당 2950원 인상(평균 4.6%) 수준 합의임금피크제는 2016년 임단협에서 논의키로
  • ▲ 금호타이어 노사가 15일 새벽 임금 인상과 단체 협약에 잠정 합의했다. 사진은 지난해 9월7일 금호타이어 공장 정문에 사측이 설치한 '차벽' 앞에 직장폐쇄를 알리는 공고문이 놓여있는 모습.ⓒ연합뉴스
    ▲ 금호타이어 노사가 15일 새벽 임금 인상과 단체 협약에 잠정 합의했다. 사진은 지난해 9월7일 금호타이어 공장 정문에 사측이 설치한 '차벽' 앞에 직장폐쇄를 알리는 공고문이 놓여있는 모습.ⓒ연합뉴스

     


    금호타이어 노사가 15일 노조의 부분파업을 앞두고 임금 인상과 단체 협약에 잠정 합의했다. 협상이 시작된 지 9개월만이다.

    15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12일부터 이날 새벽까지 열린 제34차 본교섭에서 △임금 정액 1180원+ 정률 2.76% (평균 4.6%) 인상 △임금피크제 2016년 단체교섭 합의 후 2017년 도입 △일시금 300만원 지급 △노사공동선언문 및 노사공동실천합의서 체결 등을 골자로 하는 2015년 단체교섭에 잠정 합의했다.

    임금 인상의 경우 사측이 최종 제시했던 일당 2950원 인상(평균 4.6%) 수준에서 합의가 됐다. 또 임금피크제 도입을 전제로 한 일시금 지급도 사측이 제시한 300만원에서 합의됐다.

     

    노조는 이날 잠정 합의된 사항을 토대로 조만간 조합원 설명회를 가진 뒤 총회를 열어 수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잠정 합의안은 전체 조합원 과반수 참석에 과반수가 찬성하면 가결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부터 9개월여 동안 끌어왔던 금호타이어 노사간 협상이 마무리 될 전망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노사 화합으로 도약을 위한 교두보가 마련됐다"라며 "조속히 단체교섭을 마무리 짓고 회사의 경쟁력 회복과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갈등의 시작

    사측과 노조가 지난 9개월 간 진통을 겪어온 갈등의 불씨는 워크아웃이었다. 금호타이어는 2009년 대우건설 매각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어온 금호그룹의 워크아웃으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은 바 있다.

    이에 당시 노조 측은 임금 10% 삭감과 임금 5% 및 상여금 200% 반납에 합의했고, 워크아웃 기간 중 임금을 동결하겠다는 동의서를 채권단에 제출했다.

    이후 노사는 한 마음 한 뜻 사즉생의 각오로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고 이듬해부터 실적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워크아웃 기간인 지난 2012년에는 130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2013년에도 100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한 것. 

    경영체질 개선과 실적 향상으로 지난 2014년 12월 금호타이어는 가까스로 워크아웃 졸업에 성공하게 됐다.

    이 시점부터 노사 간 갈등이 본격화됐다. 노조는 워크아웃 졸업 후 5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던 임금을 올려달라며 여러 가지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가 요구한 사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 쟁점사항은 무엇인가?

    노조 측의 핵심 요구사항은 △기본급 8.3% 인상(정률) △성과급 지급 △워크아웃 기간에 사라진 연·월차 복원 △정년연장 △비정규직의 정규직무화 △사내 복지기금 마련 △의료비 지원 등 11가지다.

    반면 사측은 이번 11차 교섭에서 △임금 970원(일급기준) 인상(정액) △경영시적에 따른 성과급 지급 △임금피크제 연동한 정년 연장 등을 내놓았다. 그밖의 별도요구안에 대해서는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서 가장 큰 쟁점은 임금인상 폭과 임금피크제 도입을 전제로 한 일시금 지급에 대한 의견 차이였다.

    사측은 워크아웃 졸업과 함께 실시한 2014 임단협에서 이미 15% 임금인상을 실시해 현재 임금수준이 업계 동등하거나 높은 상황에서 노조 측이 주장한 임금 인상 폭은 무리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또한 일시금 지급에 대해서는 "한국-넥센타이어 모두 임금피크제를 실시하고 있는 임금피크제를 거부하고 무조건적인 정년연장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들며 일시급 또한 300만원를 초과해 지급하는 것은 힘들다"고 노조 측과 평행선을 달려왔다.

    ◇ 9개월 간의 진통

    교섭에 진전이 없자 노조는 지난해 8월11일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사측과의 단체교섭 협상이 결렬되면서 광주·평택·곡성공장 등 전 사업장에서 11일부터 14일까지 4시간씩 파업을 시작한 것.

    이어 6일 만인 지난해 8월17일 전면파업을 선언했다. 광주, 곡성, 평택 공장에 근무하는 생산직 근로자 3300여 명 중 3000여 명이 이번 전면파업에 참가했으며, 사측은 이번 파업으로 하루 약 52억원의 매출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임금협상에 대한 노사갈등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25일째 파업이 지속되자 사측은 지난해 9월6일 광주, 곡성, 평택 공장에 대해 전격적으로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양측간 강대강 대치 국면에 지역경제와 협력업체의 시름은 나날이 깊어져만 갔다.

    9월20일 금호타이어 노조는 전면파업을 일시 중단했다. 신임 집행부 선출을 위한 조치였다. 노조원들은 파업 유보 결정에 따라 21일부터 현장에 복귀했다.

    이날까지 금호타이어는 4일 간의 부분파업과 35일 간 전면파업을 강행하면서 1500억 원에 가까운 매출 손실을 입었다. 파업 참여 근로자도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1인당 400만원에 육박하는 임금손실이 발생했다.

    신임집행부가 선출된 후에도 교섭에 진전이 없자 노조는 지난해 12월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부분 파업을 강행했다. 본인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노조는 또 한 번 올해 1월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동안 하루 4시간씩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지난 12일에 예정된 본교섭에서도 진전이 없다면 무기한 부분파업에 들어갈 것이라는 경고성 파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