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보장된 내부 토론방 개설현장 돌며 불만사항 직접 접수
  • 시중은행장의 스킨십 경영이 예년과 달라진 모습이다.

    그동안 영업현장을 돌며 직원들에게 격려를 하는데 그쳤다면 최근에는 직원들의 불만사항까지 직접 경청하고 경영과 관련해 토론하는 문화가 곁들어진 것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겸 국민은행장은 최근 핫이슈 토론방을 사내 인트라넷에 개설했다. 회사 전반에 대한 문제점, 영업에 따른 애로사항 등 직원들의 거침없는 의견을 듣기 위해서다.

    특히 익명성을 보장해 문제를 제기해도 인사 상 불이익이 없도록 조치한 게 눈길을 끈다.

    윤종규 은행장이 취임 2년째 이 같은 특단을 내린 이유는 '내부 문제는 내부에서 풀자'는 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최근 폐쇄형 SNS인 블라인드를 통해 부분별한 악성 글이 게재되고 사실 확인이 안 된 일들이 외부로 노출되는 등 난처한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역시 지난 12일 취임식에서 본인 이메일 주소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회장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언제든 이메일을 보내달라. 반드시 답장을 하겠다”고 말해 직원들과 소통하려는 모습을 내비쳤다.

    또 반대 목소리를 내는 노조와 직접 만나 소통을 하는 등 일부 비판을 수용하고 직원들을 품으려는 자세가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다.

    김용환 NH금융지주 회장은 오는 22일까지 7개 자회사를 돌며 현장경영간담회를 진행 중이다.

    이번 현장경영간담회는 보고 위주의 기존 간담회와 달리 임원 및 실무자들과 두 시간 동안 현안에 대해 집중적이고 열띤 토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번 현장경영간담회에서는 조기 사업추진 대책뿐만 아니라 김용환 회장이 올해 중점 추진해야할 사항으로 강조한 사업 경쟁력 강화, 글로벌 사업기반 확충을 통한 미래 성장기반 구축 등 경영전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 말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도 사내인트라넷을 통해 직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광장 3.0을 수시로 챙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경영과 관련된 불만의 소리도 있지만 상품개발 제의와 같은 아이디어도 속속 올라온다”며 “임원과 직원들이 얼굴을 보면 말할 수 없는 이야기를 격식 없이 소통함으로써 서로 신뢰관계가 형성되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