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규모 700억→200조원으로 3천배 껑충이철희·장영자 사건 세무역사에 한 획 그어임환수 청장 "국민 성원과 성실납세 덕에 성장"
  • ▲ 국세청.ⓒ연합뉴스
    ▲ 국세청.ⓒ연합뉴스


    국세청이 3일 개청 50돌을 맞았다.

    국세청은 이날 제50회 납세자의 날을 맞아 모범납세자가 존경받고 보람과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펼쳤다.

    세무관서별로 기념식을 열고 홈페이지와 현관에 모범납세자 소개 코너를 마련했다. 일일 명예세무서장과 명예 민원봉사실장을 위촉하고 민원봉사실 방문객을 대상으로 이벤트도 진행했다.

    임환수 청장은 세종청사에서 열린 개청 50주년 기념식에서 "국세청이 명실상부한 국가중추기관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국민의 성원과 변함없는 성실납세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국민과 함께 호흡하면서 반세기 세정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100년을 위한 초석을 다져나가겠다"고 밝혔다.

    기념식에서는 지난 50년간 국세청 발전에 큰 발자취를 남긴 '국세청 발전 10선'을 선정해 눈길을 끌었다. 국세청 개청(1966년)과 부가가치세 시행(1977), 국세통합정보시스템(TIS) 구축(1997) 등이 10선에 뽑혔다.

    국세청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1966년 세워졌다. 초대 청장은 군인 출신인 이낙선씨가 맡았다.

    국세청은 1970년대 제1차 석유파동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세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1977년 부가가치세제를 도입했다. 부가가치세 도입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한풀 꺾였고 원가 상승 압력이 제거되자 수출에도 숨통이 트였다.

    이날 세종청사에 있는 조세박물관에서는 국세청 50년사와 직원 소망편지, 국세통계연보 등을 타임캡슐에 담는 봉인식도 진행됐다.

    공모를 통해 선정한 50주년 기념 엠블럼과 슬로건도 공개됐다. 엠블럼은 준법·청렴문화를 상징하는 청색으로 숫자 50을 표시하고 그 밑에 빨간색 반원을 그어 성실납세를 실천한 국민의 노력을 그릇으로 표현했다. 또 국세청 CI인 무궁화 꽃잎을 조합해 국민을 미소 짓게 만들자는 의미를 담았다.

    ◇성실납세 유도 '세무 서비스기관'으로 변모

    국세청은 지난 반세기 동안 성장을 거듭해왔다.

    연간 거둬들이는 세수 규모는 개청 첫해 700억원에서 지난해 현재 208조원으로 2974배 늘었다.

    같은 기간 납세자 수는 254만8000명에서 1465만8000명으로 5.8배 증가했다. 직원 수는 5500명에서 1만9000여명으로 몸집도 커졌다.

    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탈세자를 잡는 '저승사자'에서 납세자의 성실신고를 유도하는 '세무 서비스기관'으로의 변모다.

    과거 국세청 세무조사는 세금을 탈루하는 기업들엔 철퇴와도 같았다.

    1980년대 이철희·장영자 부부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들 부부는 건설업체에 자금을 조달해 주고 그 담보로 훨씬 많은 금액의 약속어음을 받은 뒤 이를 주식에 투자하거나 어음할인을 통해 다른 회사에 빌려주는 방식으로 사기행각을 벌였다.

    국세청은 세무조사를 통해 이들 부부를 비롯해 사건 관련자와 거래 법인에 소득세와 법인세 탈루액 224억원을 추징했다.

    이 사건으로 공영토건, 일신제강 등 기업이 도산했다. 정치권으로 파문이 번져 법무부 장관이 경질되는 등 후폭풍도 거셌다.

    국세청은 지금은 국민이 좀 더 편하게 세금을 낼 수 있게 돕는 서비스 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2001년 인터넷 홈택스시스템을 갖추고 2005년에는 현금영수증을 도입했다.

    올해는 휴대전화 보급 등 시대상을 반영해 모바일 전용 세금납부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납세자 편의성을 높이는 시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 ▲ 50주년 엠블럼.ⓒ국세청
    ▲ 50주년 엠블럼.ⓒ국세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