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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제시한 면세점 제도의 '5년 시한부 면허' 개선 방안을 놓고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특허권 기 취득 업체들은 정부가 개선책을 통해 지난해 탈락한 두 곳 면세점에 대한 구제책을 마련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하면서 업계의 생존권과 혼란에 따른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면세점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오는 7월까지 면세점 제도의 개선책을 내놓을 예정이었던 일정을 앞당겨 이달 말까지 발표하겠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계기로 탈락 면세점들의 고용승계 문제, 5년 사업 재승인에 따른 불확실성 등의 문제점이 불거지면서 어려운 경제 상황을 고려해 계획보다 넉 달 정도 앞당기기로 한 것이다. 개선안은 5년 주기의 특허 기간 연장 문제와 함께 면세점시장 진입요건에 대한 부분을 포함한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롯데면세점 잠실점(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 워커힐점의 '부활' 여부다. 신규 특허가 허용되면 사업권을 잃은 이들 기업이 극적으로 되살아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간 업계에서는 두 곳 면세점이 입은 경제적 피해와 구조 조정을 조명하며 5년 한시법에 대한 폐단을 지적해 왔다. 이들은 관광 경쟁력 약화와 함께 고용불안 및 실업, 기업의 투자 위축 등을 문제로 삼았다.
실제로 롯데와 SK는 면세점 특허권을 상실한 후 투자 손실과 직원 고용승계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롯데 월드타워점의 경우 3000억 원을 투입해 확장 이전했지만 1년 만에 사업을 접어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워커힐 면세점 역시 1000억 원의 비용을 들여 리모델링을 진행하던 중 특허권을 잃어 인력 활용과 공간 재배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입점업체는 관세청에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내기도 했다.
정부가 개선책 발표시기를 앞당긴 점은 이들의 회생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롯데 월드타워점과 SK 워커힐점은 각각 오는 5·6월께 문을 닫게 된다.
그러나 반대 여론과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 중소·신규 면세점들을 포함해 특허권 기 취득 업체들은 반발이 거세다. 현행법상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을 시 특허기간 자동연장을 요구하는 면세점 업계의 의견에는 동의하지만 특허 추가에는 부정적이다.
이들은 면세점 시장이 가뜩이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데 신규 면세점이 추가로 나오면 시장 상황상 나눠먹기식 출혈 경쟁이 불가피해지고, 결국 업계의 생존권이 위협 받을 수 있다는 반대 논리를 펼치고 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롯데를 살리려다 신규면세점들을 다 죽이게 되는 꼴로 자칫 교각살우(矯角殺牛)가 될 수 있다"며 "롯데는 내년에 만기되는 코엑스를 옮기는게 순리"라고 지적했다.
대기업 독과점 폐해를 없애고 여러 사업자에 면세사업 진출 기회를 주자는 당초 관세법 개정 취지가 희석됐다는 여론의 질타도 나오고 있다. 10년의 특허 만료 기간을 5년으로 줄인 것은 진입 장벽을 낮춰 경쟁을 활성화하려는 취지인데, 기업 참여의 폭을 넓히기 보다 오히려 면세점 사업권자의 고착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을 나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시행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제도가 또 바뀐다면 오히려 혼란과 불확실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독과점 논란을 해소하면서도 면세점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대안을 마련해야 할 판국에 '손바닥 뒤집기식'의 소신없는 정책은 혼란을 가중시키고 한국 면세점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치명적인 악수"라며 "그 이전에 좀 더 신중하게 결정했어야 한다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형국"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