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면세점 5월 오픈··· 동대문 상권 기지개 현대 도심형 아울렛, 기대반 우려반
  • 동대문 상권이 아울렛과 면세점 등 잇따른 개점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올 상반기 내 두타 면세점과 현대 아울렛이 문을 열고 복합쇼핑몰 apM플레이스가 재개장하면서 한동안 침체에 빠졌던 동대문 상권이 살아날 것이란 기대가 높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내달 동대문 케레스타 자리에 도심형 아울렛을 개점한다. 지난해 3월 파인트리 자산운용과 동대문 케레스타 임차 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막바지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임차하는 규모는 지하 4층에서 지상 9층까지 연면적 7만4000 m² (2만2400평), 영업면적 3만9600 m² (1만2000평)이다.

    케레스타는 건물 전체에 리뉴얼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MD구성에 대한 전략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인근 쇼핑몰에 비해 층별 면적과 영업면적이 넓다는 장점과, 인근에 3개의 지하철노선(2·4·5호선)이 지나는 등 유동인구가 많으며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도 활발하다는 이점을 살려 현대는 '프리미엄 아울렛'을 콘셉트로 한 패션·F&B·뷰티 관련 위주의 매장을 꾸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창섭 현대백화점그룹 기획조정본부 상무는 케레스타 아울렛의 진출에 대해 "케레스타는 환승 역세권으로 교통이 편리해 접근성이 뛰어난데다, 유동인구가 많아 대규모 집객이 가능해 향후 성장성이 높다"며 "현대백화점만의 차별화된 MD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지역 내 최고의 쇼핑 문화의 랜드마크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그룹은 오는 5월 두산타워 9개층(7층~17층)에 총면적 5000여평 규모의 면세점을 연다. 국내 면세점 최초로 3개 테마존을 구성하고 글로벌 브랜드와 독특한 K-스타일 상품 등 370여 개 브랜드를 유치하며 명동에 집중된 면세점 판도를 뒤흔든다는 복안이다.

    면세점 콘셉은 '영 애플루언트(Young Affluent)'으로, 개성있는 세련된 감성과 젊음을 추구하는 고객을 타깃으로 한다. 고객의 쇼핑 특성을 고려해 국내 면세점 최초로 3개 테마존을 구성하면서 구매자의 특성에 따라 '유니크 부티크(Unique Boutique)·슈퍼 셀렉트(Super select)·힙 케이(Hip-K)'로 운영한다. 트렌드세터들이 많이 찾는 동대문 쇼핑 스타일을 반영해 쇼핑객이 취향과 목적에 따라 편리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동선이 꾸며지는 것이다.

    두산은 유통사업인 두산타워를 운영해온 점을 토대로 면세점이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두산타워에 입점한 저렴한 가격의 의류 브랜드를 활용해 폭넓은 가격대의 제품군을 고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어 더욱 다양한 고객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통해 2017년에는 매출 1조 원 이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심형 아울렛과 면세점에 이어 쇼핑몰도 가세했다. 라모도는 내달 중순께 소매쇼핑몰 'apM 플레이스'로 새롭게 태어난다. 라모도는 지난 2002년 분양을 시작해 2006년 완공했지만 미분양과 공급과잉으로 빛을 보지 못한 채 8여년간 문이 닫혀있었다.

    하지만 최근 apM코리아가 일부 지분을 인수하면서 라모도가 재오픈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apM 플레이스는 쇼핑몰과 레지던스를 결합한 쇼핑몰로 지하1층부터 5층까지 운영된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과 바로 연결되고 DDP·롯데피트인과 마주하고 있어 소매쇼핑몰로 운영할 계획이다.

    ◇관광벨트 조성 '기대' vs 소상공인 매출 타격 '우려'

    업계는 두산면세점의 개장과 더불어 대형 쇼핑몰들의 가세가 동대문을 중심으로 한 관광 벨트 조성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면세점과 도심형 아울렛이 동시에 오픈하면 그동안 감소세를 보였던 내외국인 쇼핑객이 다시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이는 대기업이란 막강한 마케팅 덕분에 파이가 커지면서 혜택을 나누어 가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이다.

    반면 이들의 진출로 동대문 골목상권이 초토화할 위기에 놓였다는 반대의 시각에서 나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도심형 아울렛의 경우 내국인들을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어 현대는 '내수 죽이기'의 지적을 빗겨가기 어려운 처지다.

    더욱이 현대는 올해 3곳의 대형유통매장 오픈을 계획하고 있어 소상공인으로부터 신규 점포 진출 마다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현대는 올해 현대아울렛 동대문점 외에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4월), 가든파이브점(6월) 등 3곳의 대형유통점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점에 실패한 정지선 회장의 공격 경영도 이해는 하지만, 주변 소상공인 매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지역 경제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아울렛을 운영하고 상생 방안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현대는 지난해 상반기께 케레스타 임차 건으로 기존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거세 곤혹을 치른바 있다. 당초 케레스타는 도심형 아울렛 보다 시내 면세점으로 꾸려질 계획이었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동대문에 사업장을 내는 것이 현대로서는 시내 면세점 입찰에 유리한 방향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면세점 유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두산그룹이 면세점 사업자로 최종 선정되면서 프리미엄 아울렛 운영으로 사업 방향을 바꿨다. 이 때문에 소상공인협회에서는 규제를 교묘한 방식으로 피해가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해 말 발표한 '대기업 상생지수'에서 현대백화점은 낙제수준인 '1052점'을 받았다.